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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정부 “日 제안 ‘3국 중재위’ 제외 모든 옵션 대화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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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 간담회… 국제 여론전 나서 / “중재위, 양쪽 모두 만족 못할 것” 지적 / 부품규제 중단 협상 테이블 참석 촉구 / 日, 화이트리스트 韓 제외 최대 변수 / 정부 “제외 땐 韓·美·日 공조에 부담 / 아베, 자유무역 준수 약속 꼭 지켜야”

정부 관계자는 17일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한 해법에 대해 “중재 가능성은 열려 있다. 모든 제안을 테이블 위에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가 부당한 규제를 멈추고 대화의 장에 나오라는 우리 정부의 원칙을 재확인한 것이다. 특히 중재 자체를 거부한 게 아니라 일본 정부가 제안한 일부 중재안을 거부한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해 한·일 간에 여러 대화의 가능성을 열어놓은 발언으로 분석된다.

이 관계자는 이날 프레스센터에서 외신기자 간담회를 열고 “우리는 건설적 제안에 열려 있고, 융통성을 발휘하려 한다. 모든 옵션을 테이블 위에 올려 놓자고 제안해 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는 중재에 대해 적대적이지 않다”며 “검토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제3국 중재위원회를 통한 강제징용’이라는 일본 측의 요구는 거부했다. 이 관계자는 “(제3국 중재위는) 어느 쪽도 만족하지 못할 만한 결론을 내리는 것이다. 오랜 기간이 걸리고 앙금이 쌓인다”며 “미래지향적 관계에도 좋지 않기 때문에 더 신속히 해결하도록 (다른 중재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계일보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17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를 면담한 뒤 기자들과 만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관계자는 ‘일본의 수출통제를 중단할 계획’에 대해선 “잘 모르겠다. 일본 정부가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제외할 경우) 한·미·일 3국 공조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날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과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만난 데 대해선 “김 차장은 스틸웰 차관보에게 한·일 경제문제가 한·미·일 3국 공조에 미치는 영향의 심각성을 얘기했다”며 김 차장이 미국 정부의 적극 개입을 요구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일본의 수출규제 해법에 대해 국내적으로는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 ‘소재 및 부품에 관한 특별법’을 통과시키고 R&D(연구개발)에 많은 투자를 했다”고 소개했다.

이 관계자는 오사카에서 최근 열린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자유롭고 개방적인 경제는 세계 평화와 번영의 토대’라고 말한 것을 거론한 뒤 “일본은 G20의 주최국으로 자유무역 원칙을 지키겠다고 약속했으며, 일본은 자유무역의 가장 큰 수혜국 중 하나다. 일본은 약속을 반드시 지켜야 하며, 지킬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일본은 뚜렷한 증거도 없이 북한에 대한 불법 물자 유출을 이유로 내세웠다”며 “누가 규범을 위반했는지 유엔 안보리 등으로 가져가 보자는 제안은 여전히 유효하다. 누가 더 엄격한 수출 통제권을 가졌는지 들여다보고, 한국이 수출 통제를 완벽히 하고 있다는 게 드러나면 화이트리스트 제외 등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는 근거를 상실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징용배상 판결과 관련, “민주주의에서 권력분립 원칙은 신과 국가만큼 중요하다. 정부는 권력분립에 따라 재판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없고, 다른 정부가 한국 정부를 향해 ‘이런 판결이 나도록 허용한 것에 책임져야 한다’고 말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은 그동안 양국 정부에 가장 좋은 방법은 영향을 받은 기업들이 기금을 마련해 보상 문제를 해결(1+1안)해 원만하게 문제를 해소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일본 정부는 이런 관점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한·일은 기술과 혁신을 통해 동북아시아 지역을 다음 단계로 발전시킬 수 있다”며 “한·일 간 공조가 강화되면 자연스럽게 중국이 참여하는 3국 협력의 발판이 마련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현준 기자 hjunpar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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