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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0 (목)

[fn스트리트] 리브라 청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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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의 암호화폐 리브라에 관한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가 16일(현지시간) 열렸다. 예상대로 공화·민주당 의원들과 리브라 프로젝트 총괄책임자인 데이비드 마커스(자회사 칼리브라 CEO)가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의원들이 제기한 논점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번째는 신뢰 문제였다. 의원들은 개인정보 유출이나 영리 수단으로 이용될 가능성을 차단할 수 있는지를 따졌다. 두번째는 자금세탁을 막을 수 있는지 물었다. 세번째는 통화주권 문제였다. 법정화폐를 발행하고, 통화신용정책을 수립·운용하는 국가의 고유권한이 훼손될 것을 우려했다. 마커스는 리브라가 달러 등 기존 화폐보다 안전하다고 응수했다. 리브라를 보관하는 지갑인 칼리브라는 익명 서비스가 아니라고 했다. 문제가 생기면 즉시 거래를 동결하거나 오프라인 화폐로 환전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리브라 때리기'에 동참했다. 지난 11일 트위터를 통해 "은행이 되고 싶다면 모든 은행규제를 받으라"고 견제구를 날렸다. 미국 정계의 압력이 거세지자 페이스북은 한발 물러섰다. 상원에 미리 제출한 답변서를 통해 승인 없이 리브라를 발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2020년으로 예정된 리브라 발행시기를 늦추겠다고는 하지 않았다.

이번 청문회는 페이스북이 그리는 온라인 시대 글로벌 금융체계의 미래상을 엿볼 수 있다. 마커스는 미래의 온라인 세계는 두 개의 암호화폐로 통합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둘 중 하나는 우리의 외교정책과 국가안보 영역을 벗어나는 나라"라고 했다. "만약 우리가 암호화폐 시장을 선도하지 못한다면 다른 나라가 그렇게 할 것"이라고 했다. CNBC는 이것이 중국을 지칭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페이스북이 전략적 후퇴를 선언했다. 하지만 리브라 발행 의지는 여전히 확고해 보인다. 글로벌 금융체제가 오프라인 중심에서 온라인 중심으로 옮겨가는 대변혁이 시작된 게 아닐까.

y1983010@fnnews.com 염주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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