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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갑질 제보 3명 중 1명 대표 갑질··· "한달간 대표 갑질 집중 신고기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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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갑질119, 직장 내 대표 갑질 제보 받아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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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가 다니는 회사의 대표 B씨는 욕설과 폭언이 습관인 사람이었다. 손으로 툭툭 치고 왜 때리느냐고 물으면 B씨는 “그게 때린 거야. 씨X. 대표가 때렸다 그러네”라고 말했다. 부모의 암 수술을 하루 앞두고 연차를 쓰려는 다른 직원에게 B씨는 “부모가 안 돌아가셨으면 쉴 필요 없다”고 했다. B씨의 폭언에 참다못해 A씨가 고용노동청에 신고했지만 근로감독관은 “별일 아닌데 좋게좋게 해라”는 말만 들었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되면서 이같은 고충은 이제 상당히 줄어들 전망이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한 달간 ‘대표이사 갑질 집중 신고기간’으로 정하고 사장 갑질을 제보받아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에 위반되는 제보를 정부에 신고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법이 시행되는 첫날 이들 단체가 대표이사의 갑질 집중 신고기간을 운영하는 데는 새로운 법에서도 대표이사의 갑질을 충분히 막을 수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에 따르면 괴롭힘 발생 시 우선 사용자에게 신고하게 돼 있다. 괴롭힘 행위자가 대표이사일 경우 이사회 등 취업규칙에 명시된 기구에 신고할 수 있다. 회사 규모가 작을수록 대표·사장의 친인척이 조직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별도의 기구에서도 갑질을 당한 직장인을 보호하기 충분치 않다는 것이다. 직장갑질119에 접수된 제보자 3명 중 1명이 대표의 갑질을 호소할 만큼 대표의 갑질은 심각하다.

직장갑질119 측은 “대표·사장의 갑질은 고용노동부에 신고하고 노동부가 신고 사건을 근로감독으로 전환해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직장갑질119는 직장 내 괴롭힘에 대처하는 ‘갑질타파 십계명’을 발표했다.

십계명에는 △내 탓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가까운 사람과 상의한다 △병원 진료나 상담을 받는다 △갑질 내용과 시간을 기록한다 △녹음, 동료 증언 등 증거를 남긴다 △직장 괴롭힘이 취업규칙에 있는지 확인한다 △회사나 노동청에 신고한다 △유급휴가, 근무장소 변경을 요구한다 △보복 갑질에 대비한다 △노조 등 집단적인 대응 방안을 찾는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오진호 직장갑질119 총괄 스태프는 “용기 내서 노조나 회사 내 노사협의회 등에 문제 해결을 요청하는 게 직장 내 괴롭힘을 근절하는 가장 중요한 지점이다”며 “정책과 문화를 바꿔 수직적 직장 문화가 아니라 수평적·민주적 관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영기자 ji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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