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5 (월)

이슈 불법촬영 등 젠더 폭력

"女선수 하반신 위주 촬영"···여자수구 몰카 일본인 출국금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사건추적]

일본인 A씨, 女수구 선수들 찍다 덜미

15일 일본 출국하려다…출국정지 당해

검찰 송치 예정…벌금형 등 처해질 듯



수구, 경기중 노출 논란…생중계도 어려워

중앙일보

몰카 일러스트. 오른쪽은 수구 경기 모습.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중앙포토]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12일 광주광역시에서 개막한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일본인 관람객이 여자 수구 선수들의 신체를 몰래 촬영하다가 적발됐다.

광주 광산경찰서는 15일 여자 수구 선수들의 수영복 사진을 몰래 촬영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위반상 카메라 등 이용촬영죄)로 일본인 관람객 A씨(37)를 조사 중이다.

A씨는 전날 오전 11시께 광주 남부대학교 수구 경기장에서 자신의 디지털카메라를 이용해 수영복을 입고 준비 운동을 하던 여자 선수들의 신체 일부를 동영상으로 촬영한 혐의다. 조사 결과 A씨는 관람객 출입금지 구역에 몰래 들어가 촬영을 하다가 다른 관람객의 신고로 덜미가 잡혔다. A씨는 경찰에서 “선수들이 연습하는 모습을 기록하고 싶어 촬영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범행을 부인하던 A씨의 카메라에 남겨진 10분 분량의 동영상을 토대로 의도성을 갖고 동영상을 촬영한 정황을 확인했다. 경찰은 “성적인 의도는 없었다”는 A씨의 진술과는 달리 여자 선수들의 하반신 위주로 촬영을 한 점 등을 토대로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중앙일보

지난 9일 오후 광주 광산구 남부대학교 수구경기장에서 네덜란드 여자 수구 대표팀 선수들이 훈련을 하고 있다.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격렬한 몸싸움…수영복 벗겨지거나 훼손돼

경찰은 수구가 수영대회 종목 중에서도 경기 중 노출 가능성이 큰 종목이라는 점에서 A씨가 의도를 갖고 선수들을 촬영한 것으로 보고 있다. 수구는 서로 공을 빼앗기 위해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는 과정에서 수영복이 벗겨지거나 훼손되는 경우가 많다. 세계수영대회나 올림픽의 경우 대부분의 종목을 생중계하면서도 유동 수구는 녹화방송 만을 내보낼 정도다. 과거 2012년 런던올림픽 등의 경우 여자 선수의 수영복을 상대 선수가 잡아당겨 상반신이 노출되는 모습이 모자이크 처리 없이 생중계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전날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A씨는 예정된 일정에 따라 이날 일본으로 출국을 시도했으나 귀국이 무산됐다. 검찰과 출입국 당국이 이날 오전 A씨에 대해 긴급출국정지 조치를 내려서다. 앞서 A씨가 조사를 받은 직후 일본으로 떠난다는 소속이 알려지면서 온라인상에서는 A씨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거세게 일었다. 현재 SNS상에는 “죄를 지어놓고 일본으로 가면 끝이냐” “출국을 막아야 한다”는 등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중앙일보

몰카 일러스트.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경찰, 검찰 송치…국내 입국시 제한

법조계와 경찰 등에 따르면 A씨는 일단 국내법의 적용을 받아 벌금형이나 기소유예 등의 처벌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성폭력 범죄의 처벌 관한 특별법상 성폭법상 카메라 등을 이용 촬영죄의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한다.

경찰이 A씨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경우 검찰에서는 A씨를 기소유예하거나 약식기소로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이후 일본쪽 수사기관에 A씨에 대한 한국법상 처벌 내용을 통보한다. A씨가 벌금을 내지 않거나 기소유예 상태의 경우 향후 국내에 입국할 경우 입국 심사에서 적발되거나 체포될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한국에서 수사를 진행한 만큼 국제법 등에 따라 일본에서 A씨를 상대로 다시 수사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최경호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