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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1 (금)

소상공인연합 "지금 수준도 못버티는 상황… 대정부 투쟁 나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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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2.87% 오른 8590원으로 결정되자, 소상공인연합회는 "대정부 투쟁을 불사하겠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소상공인연합회는 12일 성명을 내고 "소상공인들은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2년 새 50% 가까운 임금 인상 부담을 고스란히 안고 있어, 언제 범법자로 내몰릴지 모르는 현실에 처했다"며 "대정부 규탄대회를 전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표면적으로는 "아쉽다"면서도 내심 안도하는 대기업 위주 경제 단체들과는 180도 다른 분위기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본지 통화에서 이번 최저임금위원회 결정에 대해 "대기업, 중소기업같이 여유 있는 업계 입장에선 이 정도 인상률로 그치는 데 안도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최저임금 직격탄을 맞는 영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그들이 고용한 저임금 근로자 등 우리 경제 최악의 취약 계층 모두가 사지에 내몰리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소상공인들은 이미 현재 최저임금 수준에서도 도저히 버틸 수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별도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대규모 규탄대회 등 행동에 나서겠다"고 했다. 최 회장은 지난 10일 연합회 임시총회를 연 자리에서 "이미 우물에 독(毒)이 가득 찼는데 해독제를 주지 않고, 독을 덜 타느냐 많이 타느냐를 논의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말까지 했다.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도 "죽지 못해 연명하고 있는 점주들 입장에선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다. 우리는 정책 실험 대상이 아니다"라고 반발했다.

이번 인상률은 외환 위기 때인 1999년(2.7%), 글로벌 금융 위기 때인 2010년(2.75%) 에 이어 세 번째로 낮다. 하지만 소상공인연합회 등은 "인상률은 비슷하지만, 그때보다 지금은 최저임금 수준이 높아져 있어 금액으로 치면 차이가 크다"고 했다. 최저임금위원회의 한 사용자위원은 이런 비유를 했다. "탁구공의 2.8%와 농구공의 2.8%는 그 무게가 엄청나게 차이가 난다." 1999년에는 2.7%를 인상하면 40원이 올랐지만, 내년에 2.87% 인상률을 적용하면 240원이나 오른다는 것이다.

손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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