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옥선 할머니 "日에 왜 배상하라 말 못하나"
욱일기 격파 퍼포먼스 등 반일 감정↑
10일 정오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1935차 수요집회가 열렸다. /사진=이용안 인턴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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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는 과거사를 인정하기는 커녕 괘씸한 행동만 일삼고 있다!"
장마를 앞두고 후텁지근한 여름 열기가 올라오는 10일 정오. 1935차 수요집회가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렸다.
이날 집회는 일본 아베 정부의 수출 규제 조치 이후 처음 열려 시민들의 관심이 높았다.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시민 300여명이 참여했다. 시민들은 '식민범죄 사죄 없이 경제 보복하는 일본정부 규탄' '화해치유재단 해산 환영'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뜻을 모았다.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 1일 위안부와 강제징용 등 과거사 문제를 거론하며 한국을 '화이트 리스트(수출관리 우대 국가 목록)'에서 제외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윤홍조 마리몬드 대표는 최근 한국을 겨냥한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해 "보복은 상대에게 해를 가했을 때, 그대로 상대방이 해를 가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화해치유재단의 해산은 일본 정부에 해를 가한 게 아니라 과거를 반성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대학교 평화의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 세움도 "일본 정부는 지금껏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아왔다"며 "이런 상황에서 경제 보복조치를 하는 것은 후안무치의 전형"이라고 비판 입장을 밝혔다.
집회 현장에서는 일본의 경제 보복에 대항해 화해치유재단의 해산을 환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대표는 "6월 17일, 화해치유재단 해산으로 이제야 2015년 12월 27일로 돌아가 역사를 바로잡을 수 있게 됐다"며 "남은 건 일본 정부의 사죄와 배상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집회에 참여한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 할머니는 "15살에 큰 길에 나갔다가 아무것도 모르고 끌려가 위안부로 불리게 됐다"며 "15살, 철모르는 시절에 좋은 대접을 받기는 커녕 총질 칼질 매질을 당했다"며 일본 정부를 규탄했다. 할머니는 말씀하는 도중 흐르는 눈물에 말문이 막히기도 했다. 이 할머니는 "우리가 고통받고 왔는데 왜 배상하라는 말을 (일본에) 못 하느냐"면서 "아베 (일본 총리)가 말하는 걸 들어보니 우리 한국을 업신 여기고 선택을 압박한다"고 비난했다.
일본 정부를 향한 분노를 표현하는 퍼포먼스도 열렸다.
집회에 참석한 영웅태권도 체육관 소속 학생들은 욱일기를 격파하는 퍼포먼스를 보이자 참가자들은 다 같이 함성을 질렀다. 격파 퍼포먼스에 참여한 한 학생은 "태권도로써 역사적 사실을 전 세계에 알리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이후 집회를 마친 대학생 모임 평화나비네트워크는 집회 장소부터 탑골공원까지 거리행진을 한 뒤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경제 보복 조치와 군사대국화 움직임을 규탄하는 항의서한을 전달하는 퍼포먼스를 이어갔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 이용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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