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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사 연구 외길 '고집쟁이'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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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우 몬시뇰 10주기 맞아 가톨릭회관서 연구 발표회

조선일보

"신부님은 순교자(殉敎者)가 없었더라면 굶어 죽었겠어요."

한 인쇄소 직원으로부터 이런 농담을 들은 이는 최석우(1922~2009·사진) 안드레아 몬시뇰이다. 최 몬시뇰은 순교자들의 희생 위에 세워진 한국 천주교 역사를 연구한 선구자다. '교회사'라는 분야조차 생소하던 1975년 한국교회사연구소를 설립하고 '월례 발표회'를 열며 교회사 연구의 초석을 놓았다.

한국교회사연구소는 최 몬시뇰의 선종(善終) 10주기를 맞아 5일 가톨릭회관에서 200회 연구 발표회를 마련한다. 주제는 '고집쟁이 앤디 신부, 나의 교회 나의 역사'. 최 몬시뇰이 1991년 펴낸 수상집 제목을 따왔다.

최 몬시뇰은 이 책 서문에 '주변에서 교회사 연구 외길을 갔다는 뜻으로 고집쟁이로 불러주지만 사실 나는 변덕쟁이였다'고 고백했다. 한 가지에 집중하지 못하고 이랬다 저랬다 했다는 것. 그러나 교회사 연구에 매달린 뒤로는 변덕이 사라졌다. 1984년 '한국가톨릭대사전'을 펴낸 것을 비롯해 '황사영 백서'의 원본을 바티칸박물관에서 확인했고, 다블뤼 주교의 '순교자 약전'을 파리 외방전교회 문서고에서 찾아냈다. 또 생애 마지막 작업으로 뮈텔 주교의 일기 번역에 매달려 전 8권으로 완역했다. 19세기 말~20세기 초 조선의 상황을 외국인의 눈으로 생생히 기록한 '뮈텔 주교 일기'는 최 몬시뇰 선종 직후에 발간됐다. 국내외 학술지에 수록한 논문이 60여편, 소논문도 130여편에 이른다.

5일 발표회에선 차기진 양업교회사연구소 소장이 '최석우 몬시뇰과 한국교회사연구소', 김수태 충남대 교수가 '최석우 몬시뇰의 한국 천주교회사 연구'를 주제로 발표한다. (02)756-1691

[김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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