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판문점 자유의집 회담 때 수행원으로 내려와
정부 당국자는 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위해 군사분계선을 넘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수행원을 대동했는데 여기엔 이용호 외무상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김여정 당 제1부부장 뿐만 아니라 장금철 신임 통전부장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장금철(오른쪽 끝) 신임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30일 판문점 남측 자유의집에서 열린 북ㆍ미 정상회담에 수행원으로 참석했다. 지난 4월 김영철 당 부위원장 후임으로 대남정책을 총괄하는 통전부장에 오른 그가 대외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건 처음이다. [사진=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실제 북·미 정상회담을 방영하는 영상과 사진 속에 장 부장이 다른 수행원들과 함께 자유의집 앞에 서 있는 모습이 잡혔다. 당시 간부 수행원들 속에 고위급 간부로 추정되는 낯선 인물이 보여 궁금증을 낳았고, 당국은 그가 장금철 부장인 것으로 파악했다고 한다. 다른 당국자는 “신임 장 부장은 2002년 부산에서 열린 아시안 게임을 비롯해 남측에 몇 차례 온 적이 있다”며 “그러나 당시엔 최승철 통전부 제1부부장을 수행하는 역할이어서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간이 지났지만, 옛날 얼굴이 남아 있다”며 “지난 4월 김 위원장이 단체 사진을 촬영했을 때 부장급 인사들 속에 있는 얼굴과도 일치했다”고 덧붙였다.
1961년생인 장 부장의 학력이나 가족관계, 경력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려진 건 없다. 부장으로 승진하기 직전 통전부 부부장을 역임했고, 2000년대 중ㆍ후반에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나 민족화해협의회 간부 자격으로 남측 민간단체를 몇 차례 접촉했다는 게 전부다. 남측 인사들과 접촉할 때 그는 거의 말을 하지 않고 주로 지켜보는 등 말은 아끼고 행동은 최소화했다는 게 그를 지켜본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런 태도는 전형적인 북한 실세들의 모습이라고 한다. 전현준 한반도평화포럼 부이사장은 “북한에선 얼굴 마담과 실세의 역할이 구분돼 있다”며 “전면에 나서 주도하는 인물은 뒤편에서 정해준 시나리오 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오히려 조용히 지켜보는 인물이 실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장 부장은 대외 활동에 나서기보다는 통전부 내부에서 전략을 작성하고 정책을 결정하는 실무형 인물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올해 58세인 그는 최연소 통전부 부장으로 알려졌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