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피 대상자 명퇴 막아
국책銀 인사적체 문제
은행聯 홍남기에 건의
[헤럴드경제=이승환·배두헌 기자] 금융공공기관 인사적체 해결을 위해 민간수준의 명예퇴직금 제도를 도입하는 논의가 다시 이뤄질 전망이다. 최근 은행권의 건의에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긍정적 반응을 내놓으면서다. 금융공공기관의 명예퇴직 제도를 활성화시킬 민·관의 ‘대책 마련’이 빠르게 추진될 전망이다.
26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24일 서울 중구 뱅커스클럽에서 열린 ‘경제부총리 초청 은행장 간담회’에서 김태영 은행연합회 회장은 홍 부총리에게 금융공공기관의 인사적체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은행권의 인식을 전달하며 제도 개선을 건의했다. 특히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 국책은행 내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자들의 명예퇴직이 전무한 상황에서 금융공공기관의 조직 유연성, 일자리 창출 여력 등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 강조됐다. 국책은행의 예산권을 쥐고 있는 기획재정부가 금융공공기관의 명예퇴직제도를 활성화하기 위해 퇴직금 현실화 등의 조치를 해달라는 건의인 셈이다.
은행권 고위 관계자는 “배석자들이 나간 후 연합회 회장이 부총리에게 국책은행의 명예퇴직 활로를 열어줘야 한다는 발언을 했다”며 “홍 부총리는 명예퇴직 제도 개선을 포함해 은행장들의 요구에 대해 검토하겠다는 정도의 답변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임금피크제가 도입된 2015년 이후 금융공공기관 내 명예퇴직자는 사실상 없다. 금융공공기관들이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55세 이상 직원의 비중은 작년 말 기준 8.4%이지만 2022년 말에는 16.4%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감독원 역시 작년 말 기준 9.2%인 55세 이상 직원 비중이 2022년 말에는 14%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책은행 등 금융공공기관은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혁신지침’에 따른 명예퇴직제도를 운영 중이나, 명예퇴직금 지급액이 정년까지 근속 시 수령할 보수 총액의 45% 수준이다. 기재부 지침을 준용하는 금융감독원 역시, 특별퇴직금 지급액이 정년까지 근속 시 수령할 보수 총액의 40% 내외다. 시중은행은 보통 퇴직 직전 월급의 36개월치를 희망퇴직금으로 지급한다. 임금피크 총기간으로 환산하면 공공기관의 세 배 수준인 120%에 이른다.
한 국책은행 관계자는 “명예퇴직금이 시중은행들의 절반도 안 되는 상황에서 사실상 명예퇴직 선택할 유인이 없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간 정부는 문제의 심각성은 어느정도 인식하지만, 예산과 적용 범위 등의 문제로 인해 제도 개선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총액인건비제한으로 공공기관의 예산을 통제하고 있는 정부가 금융권에 한해서만 명예퇴직금 예산을 늘리는데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며 “디지털, 핀테크 등 급변하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국내 금융산업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금융공공기관) 고령화 문제를 더 이상 외면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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