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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한국 시계업계, 쿠팡 저격…“유명 짝퉁 시계 500여종 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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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업계, 명품·중국산에 밀려 ‘짝퉁’과 경쟁 내몰려

쿠팡 “오픈마켓서 위조품 확인되면 거래 중지 조처”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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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계업계가 소셜커머스 1위 업체 쿠팡을 저격하고 나섰다. 쿠팡에서 해외 명품 브랜드 시계의 ‘짝퉁’ 수백종이 판매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명품 브랜드 당사자도 아닌 국내 시계업계가 나선 것은, 위조품과 경쟁해야 하는 신세로 내몰린 한국 시계업계의 상황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시계산업협동조합(시계조합)은 25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에서 팔고 있는 유명 상표 짝퉁 시계가 500여종에 달한다. 쿠팡은 재발방지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계조합 쪽 자료를 보면, 정가 5300만원짜리 롤렉스 시계, 1600만원대 위블러 시계, 650만원짜리 까르띠에 시계 등의 모조품 수백종이 쿠팡에서 20만원 안팎에 판매되고 있었다. 일부 시계는 ‘정품급’, ‘H르메스’(에르메스), ‘파텍*립’(파텍필립) 등의 이름을 달고 버젓이 판매되기도 했다. 김영수 시계조합 이사장은 “쿠팡에서 거래된 짝퉁 시계로, 시계제조기업과 정상가격으로 시계를 수입·유통하는 기업은 큰 타격을 입었다”고 말했다. 현재 쿠팡에서는 시계조합이 지적한 짝퉁 시계들의 판매가 일부 중단된 상태다.

시계조합이 쿠팡과 모조품을 규탄하고 나선 데에는 한국 시계의 좁아진 입지 탓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입산 시계와 브랜드·가격 경쟁에서 밀린 국산 시계는 20만~30만원대 명품 짝퉁 시계와 경쟁하는 처지에 내몰렸다. 한국의 시계시장은 고가의 명품 시계와 저가형 중국 시계 등 수입시계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시계조합 쪽 집계를 보면, 2017년 한국 시계시장(2조6454억원) 중 수입산 시계 관련 제품(2조4804억원)이 전체의 94%를 차지했다. 관세청 수출입통계에도 2017년 수입시계는 7억2400만달러어치에 이르는데 93.5%는 스위스(5억2300만달러)와 중국(1억5400억달러)이 차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계조합 관계자는 “한국 시계는 명품도, 중국산 같은 저가 제품도 아닌 (중간) 시장인데, 이 시장을 모조품이 가져간 셈”이라며 “짝퉁이 당당하게 유통된다면 기술을 다해 만든 국산 시계는 설 자리가 줄어든다”고 했다.

쿠팡은 오픈마켓 관리를 더욱 철저히 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쿠팡 관계자는 “판매 중인 상품이 위조상품으로 확인되면 즉시 상품판매를 중지하고, 해당 상품 판매자에게 해명기회를 준 뒤 해명이 충분치 않다고 판단되면 거래를 중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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