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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C형간염 완치가능…국가검진으로 환자 적극적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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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쓰면 95% 이상 완치 가능해져

인식 부족해 병 걸린줄 모르고 걸려도 치료 안해

방치 땐 국가 의료비 부담 커져

이데일리

리버위크 2019 미디어포럼에서 간학회 미디어 포럼에서 양진모 대한간학회 이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한국과학기자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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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C형간염은 약으로 완치할 수 있다. 문제는 C형간염에 걸린 줄도 모른 채 방치된 절대 다수의 환자들이다. 병이 진행돼 들어가는 치료비보다 환자를 찾는 비용이 더 적은 만큼 전향적인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 21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리버위크 2019’ 미디어 포럼에서 김도영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에이즈, 말라리아, 결핵 등 감염질환은 감염자와 사망자가 줄고 있지만 C형간염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며 “현재의 소극적인 정책으로는 C형간염 퇴치는 요원하다”고 강조했다.

C형간염은 혈액으로 감염된다. 비위생적이거나 불법 시술, 문신, 성행위 등이 주 감염원이다. C형간염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절반 이상, 많게는 86%까지 만성화로 진행되며 이중 50% 정도는 간경화로 진행된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국내 C형간염 유병률은 1% 내외로 추정된다. 아직 대규모 실태조사를 진행하지 않은 탓에 추정에 그친다. 50세 이상에서 환자가 늘고 내륙보다는 해안지방에 환자가 더 많다는 특징이 있다.

C형간염은 2000년대 까지만 해도 불치병이었다. 돌연변이가 심해 백신을 만들기 어렵고 치료제도 없었다. 2010년대 중반에 돌연변이가 일어나는 유전자 위치를 타겟으로 하는 치료제들이 개발되면서 이제는 8~12주만 약을 먹으면 완치가 가능하다. 그래서 세계보건기구(WHO)는 2030년까지 C형간염을 지구상에서 퇴치하려는 목표를 세웠다. 김도영 교수는 “그러기 위해서는 선제적인 선별검사로 환자를 적극적으로 찾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환자를 찾아 약을 쓰면 완치가 가능하지만 C형간염을 치료하는 사람은 극히 일부다. 학계에서는 국내 C형간염 환자 수를 35만 명 정도로 추산한다. 하지만 C형간염으로 진단받은 환자는 10만 여명에 불과하다. 아직 25만명 정도는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것. 김 교수는 “C형간염 검사 경험이 있는 사람은 12% 정도에 불과할 정도”라며 “인식도가 낮아 C형간염 보균자라 해도 실제 치료받는 환자는 3분의 1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WHO의 목표대로 2030년까지 C형간염을 국내에서 퇴치하기 위해서는 연간 3만명 이상의 환자가 진단되어야 가능하다. 김 교수는 “질병에 대한 인식개선 캠페인으로 C형간염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고 선별검사를 병행해야 치료율이 올라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학회는 고위험군에 대한 선별검사를 정부에 요청하고 있다. 경제성을 따져 봤을 때 고위험군에 대해 국가검진 프로그램에 1~2회 항체검사를 포함해 환자를 찾는 게 효과적이라는 학회 측 연구결과도 있다. 국가검진 시 항체검사를 한 번 추가하려면 약 40억~50억원이 필요하다. 김 교수는 “국가검진 사업에 포함되려면 질병의 중요도, 치료가능성뿐 아니라 유병률도 따져봐야 한다”며 “방치했을 때 국가적인 부담이 큰 만큼 체계적인 관리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리버위크는 간질환에 대한 다학제적 접근을 통해 간질환 치료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학술행사다. 대한간학회와 한국간담췌외과학회, 대한간암학회, 대한간이식연구학회가 공동주최하는 이 행사는 올해로 6회째를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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