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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일본계 미국인 200명, 트럼프 '反이민' 비판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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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아동임시센터, 2차대전 수용소로 쓰이던 때와 닮아…반대 직면한 트럼프, 이민자 체포작전 2주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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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정부의 '무관용 원칙'에 따라 불법으로 국경을 넘어 온 아이들을 즉시 격리수용하면서 아동 임시센터가 포화상태에 다다랐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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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반복하지 말라!"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일본계 미국인 200여 명은 미국 오클라호마 주의 포트실 공군기지에 나와 이같이 외쳤다. 이들은 불법으로 국경을 넘어온 아이들을 가둬놓고 있는 포트실 공군기지가 시대착오적이라며 비판했다.

포트실 공군기지는 2차 세계대전 때 일본계 미국인 수용소로 쓰인 곳이다. 당시 어린 나이에 포트실에 수용됐던 일본계 미국인 이나 사츠키(75)는 "우리의 경험과 지금 이민자 아이들의 모습은 유사점이 많다"면서 "우리도 가족간 이별과 무기한 구금으로 인해 건강에 오랫동안 문제를 겪었다"고 말했다.

미 정부의 '무관용 원칙'에 따라 불법으로 국경을 넘어온 이민자 중 성인은 즉시 기소되고 아이들은 격리 수용돼왔다. 이에 따라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포트실 공군기지에 지어진 아동 임시센터는 포화상태다. 최근 반(反)이민 노선을 뚜렷이 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달까지 부모나 법적 보호자 없이 미국 국경을 넘은 어린이 1400명을 군사기지에 수용할 계획임을 밝혔다.

NYT는 "포화상태에 넘어선 아동 수용시설에서는 필수적 의료 서비스조차 제공되지 못하고 있다"며 "심지어 비누도 부족할만큼 자원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시위에는 아메리카 원주민인 아파치족 사람들도 참여했다. 포트실 부근에 거주하는 제프 하우조스(57)는 "할아버지가 포트실에 20년간 갇혀 있었다고 들었다"면서 "그 당시에도 미국이 지킨 것은 가족들을 떨어뜨리지 않고 함께 묶어두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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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불법이민자 수용소에 갇힌 아이를 상징해 만들어진 조형물이 미국 뉴욕시에 전시돼 있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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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23일부터 시행할 계획이었던 불법이민자 체포 작전을 2주 미뤘다. 민주당뿐 아니라 행정부 내에서도 반대의 목소리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번 작전은 이민국의 최종 추방명령을 받은 이민자 가족을 추방시키는 것으로 미국 10개 도시의 약 2000가구가 대상이다. 앞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이 체포 작전을 "잔인하다"며 비판했다. CNN은 "행정부 내에서도 이번 작전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며 "특히 케빈 맥앨리넌 국토안보부 장관대행이 이번 작전에 주저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2주 후 별다른 대안이 없다면 이민자 추방 작전은 그대로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민주당과 공화당이 함께 모여 국경지대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지 지켜볼 것이다. 해결책을 찾지 못한다면 추방은 시작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김수현 기자 theksh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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