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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美, 군사적 충돌 대신 '그림자 전쟁'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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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 이란 추가 제재 단행 임박
테러지원단체 자금줄 차단 금융제재 등
'그림자 전쟁' 전략 오히려 무력 충돌 촉발 위험 우려도


파이낸셜뉴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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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이란과 군사적 충돌 등 물리적 대치가 아닌 드러나지 않는 이른바 '그림자 전쟁'에 돌입했다. 그림자 전쟁은 자국의 개입을 드러내지 않고 특정 국가의 시설 또는 인물 등을 공격하는 것을 가리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이란의 미군 무인기 격추 이후 이란에 대한 공격을 명령했다가 10분 전에 이를 급히 철회했다. 미 행정부는 무력 충돌이 아닌 사이버 공격을 비롯한 경제적 제재 등을 수단으로 이란을 압박하는 전략을 꾀하고 있다.

美, 군사적 개입 대신 사이버 공격
뉴욕타임스(NYT)는 23일 (현지시간) 복수의 전·현직 정부관계자를 인용해 백악관이 무력 충돌이 아닌 드러나지 않게 이란을 공격하는 비밀스러운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24일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 조치를 단행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이면에서는 보이지 않는 그림자 전쟁을 추진하고 있는 셈이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은 이란에 대한 보복 공격을 철회한 지난 20일 이란 정보단체를 겨냥한 사이버 공격을 진행했다. NYT는 "미 행정부는 이들 단체들이 페르시안 걸프 지역 유조선 공격의 배후로 여기고, 이들 정보단체의 컴퓨터와 네트워크를 최소한 일시적으로라도 무너뜨리려는 의도로 사이버 공격을 진행했다"며 "별도의 온라인 공격은 이란의 미사일 발사 통제 장치를 교란시키는 데 있었다"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이 같은 미 행정부의 대 이란 전략 변화를 두고 "현대 전쟁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분명한 예"라면서 "양국의 사이버 공격은 이란과 미국의 갈등이 과거 미국이 주도했던 중동에서의 군사 개입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미국의 대 이란 사이버 공격은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모하마드 자바드 아자리 자로미 이란 정보통신기술부 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그들은 열심히 노력하지만 성공적인 공격을 수행하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美옵션, 이란 엘리트층 분열 등 광범위"
미국은 현재로선 군사력을 통해 이란 정권을 전복시킬 가능성을 낮다고 보고, 우회적인 전략으로 이란을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이란은 유조선 공격을 통해 유가를 끌어올려 중동산 원유에 의존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의 동맹국에 압력을 꾀했다. 또 이란은 격추된 무인기가 자국 영공을 침범했다며 직접적인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노먼 롤 전 CIA 중동전문가는 "이란의 이 같은 공격과 위협은 미국이 군사적 충돌을 촉발하지 않고 제재를 완화하도록 국제사회를 압박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풀이했다.

'새로운 전쟁 규칙'의 저자인 숀 맥페이트 미 국방대 교수는 "미국이 이란의 전술과 같은 방식으로 접근할 의향이 있다면 미국이 취할 수 있는 유형은 광범위하다"면서 "이란 지도자에 대한 이란 엘리트층의 지지를 약화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진실을 왜곡하도록 유언비어를 고의적으로 유포하는 것을 비롯해 정부를 상대로한 대규모 시위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 행정부 관계자들은 백악관이 검토중인 '그림자 전쟁'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NYT는 백악관의 대 이란 비밀 작전에 추가 사이버 공격을 비롯해 이란이 선박 공격에 사용하는 선박을 무력화 시키기 위한 작전 등을 포함한다고 전했다. 다만 미 행정부 안에서도 대 이란 추가조치는 필요하다는 점은 동의하지만 공개적 갈등을 일으키지 않으려는 전략이 오히려 무력 전쟁을 촉발시킬 위험도 있어 이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고 외신은 덧붙였다.

한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중동 지역 동맹국을 만나 이란 문제 대응 방안을 협의하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연합 방문길에 올랐다. 폼페이오 장관은 출발 전 기자들과 만나 "이란에 대해 어떤 전략으로 협력할지 세계 최대 테러 지원국에 맞서 국제적 연합을 구축하는 것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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