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서에 '판문점으로 갈 테니 만나는 것 어떤가'는 내용 있을 것"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29~30일 방한할 때 판문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깜짝 만남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24일 밝혔다.
정 전 장관은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쇼'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오는 김에 비무장지대(DMZ)를 간다니 (김정은과) 깜짝 만남이 이뤄질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29일 오후 방한해 30일 오전에 정상회담을 하고, 오후 2시쯤 DMZ에 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 2~3시쯤 판문점에서 (김정은과) 만날 수 있고, 트럼프 대통령이 판문점 북쪽 지역으로 못 넘어갈 이유도 없다. 세계적인 뉴스가 될 거다"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3일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와 관련해 "친서 내용 속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하지 않은 아주 흥미로운 대목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 전 장관은 "아마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같은 곳에서 다 죽 쑤고 있는데, (김정은이) '내가 지금 띄워줄 용의가 있다. 나하고 한 번만 만날 생각이 있느냐'는 식의 얘기가 건너 갔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좀 더 구체적으로, '그러면 내가 (주요20개국 정상회의가 열리는) 오사카에서 서울에 갔다가 잠시 판문점으로 갈 테니 거기서 만나는 건 어떤가?'(라고 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어 "그러지 않고는 친서를 그렇게 유심히 들여다보는 모양을 일부러 공개할 필요가 없지 않으냐"고 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23일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이 보낸 친서를 들고 유심히 읽는 모습의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 노동신문이 지난 2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친서를 보내왔다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친서를 읽는 모습의 사진과 함께 보도했다. /노동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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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전 장관은 지난 20~21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에 대해 "시 주석이 그 동안의 남·미·북 삼각구도를 중국이 낀 사각구도로 만들려 한 것이 이번 방북 목적이었다"라며 "중국이 역할을 하기 전에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편지를 보냈다. 중국이 끼어드는 것을 트럼프가 견제했다고 본다"고 했다. 그는 또 "판문점에서 예기치 못한 만남이 연출되면 중국의 계산은 좀 빗나간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시 주석과 김정은의 만남에서) 의미 있는 표현이 나왔다. 중국은 계속 '유관국들과'라고 복수 표현을 쓰며 미국·한국과 긴밀하게 협력하겠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김정은은 '유관국과'라고 단수로 이야기하며 미국과 주로 이야기를 하겠다는 표현을 쓰는 장면이 있다"며 "시 주석은 (남·미·북에) 끼어들려고 하는데, 북한이 '직접 미국과 거래를 더 해 보고, 그게 안 되면 그 다음에 당신의 힘을 빌리겠다'는 내용이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북한은 시 주석에게 1박 2일간 극진한 대접을 했다. 이에 대해 정 전 장관은 "별로 줄 것이 없으니 대접을 융숭하게 하고, (김정은이 시 주석의) 숙소 방 안내까지 했다. 형식이 화려하면 줄 것이 없다는 얘기"라고 했다.
[손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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