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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북ㆍ중 하나의 참모부" 김정은의 시진핑 특급예우 4종 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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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위해 '금수산 영빈관' 신축한 듯

중앙일보

평양을 방문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0일 평양에서 열린 북중정상회담에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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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박 2일간 북·중이 ‘한 가족’임을 곳곳에서 과시했다. 두 사람이 가는 길마다 ‘조중 친선’ 붉은 글자가 등장했다. 김 위원장은 “시 주석 방문이 조중 친선의 특수성과 불패성을 확인해주고, 당원과 인민들에게 커다란 정치적 지지가 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14년 만에 북한 땅을 밟은 시 주석에게 ‘국빈 방문’ 위상에 걸맞은 특급 예우를 베풀었다. 시 주석의 방북 일정은 1박 2일로 짧았지만, 그간 북한을 찾은 외국 정상 의전에선 찾아볼 수 없는 역대 최고급 환대가 펼쳐졌다.

①정치국원,후보위원 전원 경의 표시
먼저 방북 첫날인 20일 북한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당 정치국 위원·후보위원 32명이 시 주석에게 경의를 표한 것은 김 위원장이 북·중이 ‘한 배’라는 걸 대외에 과시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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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북중정상회담 기념촬영 북한 인물(종합) (서울=연합뉴스) 장예진 기자 =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일 방북 중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집무실인 노동당 본부청사로 초청해 당 정치국 간부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1일 보도했다. jin34@yna.co.kr (끝)


21일 중국 중앙방송(CC-TV)과 북한 조선중앙통신 등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시 주석과 확대 정상회담을 한 뒤 환영 연회에 가기 전 시 주석 내외를 굳이 노동당 본부청사로 데려와 당 정치국 성원들과 기념촬영을 했다. 당 중심의 국정 운영을 하는 북한에서 이들 정치국 성원은 북한 권력 핵심부다. CC-TV는 “노동당사 앞 광장에 도열한 북한 정치국원들이 시 주석과 악수하고 경의를 표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6월 베이징을 방문했을 때 환영 만찬에서 “중국 동지들과 ‘한 참모부’에서 긴밀히 협력하고 협동할 것이며 진정한 평화를 수호하기 위해 책임과 역할을 다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뒤 1년 만에 평양에 온 시 주석에게 자기 참모를 소개하며 기념촬영을 한 것이다. 북·중 양국이 한 식구 같은 ‘연합 참모부’로 긴밀히 협력할 것임을 미국 등에 과시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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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주민들이 20일 평양을 방문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환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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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연구기관 관계자는 “과거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 방중 때 중국 정치국 상무위원 전원을 만나는 의전을 중국이 베풀었는데 김 위원장이 시 주석에게 그런 최고 예우를 선보였다”며 “양국이 사회주의의 한 식구라는 걸 강조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김 위원장은 지난 네 차례 방중에서 정치국 상무위원 전원을 만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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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지난 20일 평양 능라도 5·1 경기장에서 무대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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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평양 능라도 5·1경기장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부인 펑리위안 여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가 참석한 가운데 집단체조·예술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친근한 린방(이웃나라) 글자가 보인다.(CCTV 캡쳐) 2019.6.21/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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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1명 위한 10만명 집단공연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기념촬영을 마친 김 위원장과 시 주석 내외는 만찬을 한 뒤 능라도 5·1 체육관에서 북한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인 ‘불패의 사회주의’를 관람했다. 김 위원장의 부인 이설주 여사는 전례 없이 한복으로 갈아입고 시 주석 내외를 맞았다. 펑리위안(彭麗媛) 여사는 차이나 카라의 원피스를 입어 양측 영부인 의상 컨셉트가 조·중 친선에 맞춘 듯했다. 공연은 ‘사회주의 우리 고향’ ‘승리의 메아리’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철벽같은 친선’ 등 4개 주제로 펼쳐졌고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의 얼굴을 형상화한 대형 카드섹션이 하이라이트를 장식했다. 공연 중간엔 시 주석의 부친 시중쉰 전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김 위원장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는 영상도 상영됐다. 인민일보는 “북한 3대 악단인 국립교향악단, 공훈합창단, 삼지연 관현악단이 한 무대에서 공연한 것은 처음”이라며 “10만명을 수용하는 체육관은 시민들 함성으로 떠나갈 듯했다”고 전했다.

방북 첫날 역대급 환대를 받은 시 주석은 21일 오전 북·중 친선의 상징인 북·중 우의탑을 참배하고, 양국 내외만 참석한 오찬을 한 뒤 이날 오후 전용기편으로 평양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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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방북 첫날인 20일 숙소인 금수산영빈관에 묵었다고 조선중앙TV가 21일 전했다. 사진은 금수산영빈관의 전경.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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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백화원 아닌 금수산영빈관 첫 등장
앞서 김 위원장은 시 주석의 숙소에도 각별한 공을 들였다. 통상 외국 정상 숙소로 제공해온 백화원 초대소가 아닌 금수산 영빈관에 묵게 하면서다. 금수산 영빈관은 그동안 북한 매체 보도에서 한 번도 소개된 적이 없는 장소다. 작년 북한을 찾은 문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등은 백화원 초대소에 묵었다. NK뉴스는 “북한이 시 주석의 방북에 맞춰 최고의 예우를 위해 숙소와 회담장을 신축한 것 같다”며 “위성사진 분석 결과 올 2월 공사가 시작돼 석 달 만인 5월쯤 완성됐다”고 보도했다. 정부 당국자도 “회담장에 세워진 인공기·오성홍기가 천장 거울에 반사돼 비칠 정도로 화려하게 멋을 냈다”고 말했다. 이날 조선중앙TV에 보도된 금수산 영빈관은 초록색 지붕에 베이지색 외벽의 단층 건물로, 언뜻 보면 동남아 리조트를 연상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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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0일 평양거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 카페레이드를 하며 거리의 환영 인파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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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주민들이 20일 평양을 방문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환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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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노동신문 1면 기고 50년 만에 처음
중국 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이날 북한의 4가지 의전을 최고의 환대로 꼽았다. ‘50년 만에 처음으로 노동신문 1면에 기고를 실은 외국 지도자, 금수산태양궁전 광장에서 환영 의식을 받은 첫 외국 지도자’라면서다. 여기에 25만 명의 평양 시민이 가두에서 환영하고(지난해 문 대통령 때는 10만 명),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북한 정치국 성원과 기념 촬영을 한 것을 더했다.

베이징=신경진 기자,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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