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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나경원 "경제토론회, 홍남기·김수현 나오면 받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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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0일 국회 정상화의 조건으로 자신이 제시한 경제청문회와 관련,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 정도가 (토론회에) 나오면 어떤 형식이든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제출한 추가경정예산(추경)에 대해서는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청와대에서 조만간 추경 포기 선언을 할 것 같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경제청문회를 할 수 있는 협상의 마지노선이 있느냐'는 물음에 "경제의 큰 틀과 방향은 경제부총리보다는 청와대가 정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경제청문회를 제안한 이유에 대해 "여당이 추경만 있으면 경제 실정(失政)이 해결될 수 있는 것처럼 말했기 때문에 경제가 어려운 것에 대한 종합적 진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러나 여당이 거부한 데 대해 "청와대 입김이 상당히 작용한 것으로 본다. 대통령께서 저희 당을 향해 가시 돋친 말씀을 하시는 것 자체로 압박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정부가 (현 예산에서) 3조원가량 마음대로 쓸 수 있는데 굳이 추경을 들고나와 논란을 일으키고 야당 탓을 하는 것 같다"며 "청와대가 조만간 추경 포기선언을 할 것 같다"고 했다. 또 "이 정부의 경제 정책이 소득주도성장이나 좌파 포퓰리즘적 반기업 정서를 기반으로 하다보니, 현금을 나눠주는 선심성 복지정책이 다수"라며 "기본 정책 기조를 바꾸지 않고 (추경을 하면) 잡초가 있는 꽃밭에 비료를 줘서 나중에 더 힘들어 질 것"이라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국회 정상화 협상 과정에서 '경제청문회' 등 조건을 붙이면서 합의가 지지부진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그 말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나는 (오히려) 민주당이 합의 과정을 생중계하듯 한 것에 실망했다"며 "(민주당 측에서 협상) 문구를 나에게 제시하기도 전에 언론에 먼저 얘기를 했고, 만나자고 전화하기도 전에 3당 원내대표가 만난다고 (언론에) 먼저 공개했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어 "민주당이 김경수 드루킹 사건으로 특검 트라우마가 있는 것 같다"며 "김정숙 여사의 절친인 손혜원 의원 사건에 있어서 언제까지 민주당이 자유로울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떳떳하게 국정조사에 응하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와 관련한 질문에는 "그(인사청문회) 전에 국회가 정상화되지 않겠나"라고 했다.

선거제 개편과 관련해서는 "민주당이 날치기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올린 선거제를 고집하지 않는다면 충분히 유연하게 토론하겠다"면서도 "의원 정수를 늘리는 것에는 도저히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또 바른미래당과 대한애국당 중 우선 통합 대상이 어디냐는 물음에는 "대한애국당보다는 바른미래당과 먼저 통합하는 게 바람직하다"라고 했다. 그는 "바른미래당이 정당의 형태도 그렇고 인적 숫자도 더 많다"면서 "애국당과는 나중에 자연스럽게 같이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당을 탈당해 애국당에 합류한 홍문종 의원에 이어 추가 탈당이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 "탈당할 의원님들이 계시지 않을 것"이라며 "김진태 의원님조차 탈당을 강하게 비판했다"고 했다. 이른바 '박근혜 신당' 창당 가능성에는 "그렇게 높지 않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 사면과 관련해서는 "감옥에 너무 오래 계신다. 법조인의 시각에서 형이 지나치게 과하다고 생각한다"며 "청와대가 포용의 정치로 풀어가야 하는 게 아닌가 한다"고 했다.

그는 한국당 의원들의 막말 논란에 대해 "우리가 잘못한 부분도 있지만, (여당이) 야당의 입을 막기 위한 프레임은 아닌가 생각한다"며 "(막말 비판이) 야당의 건전한 비판을 막는 도구로 사용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자신의 '달창(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를 비하하는 비속어) 발언' 논란에 대해서는 "달빛창문이라고 생각해 쓴 것이며, 나쁜 단어라는 걸 알면 사용했겠나"라고 했다.

일부 네티즌과 친여 성향 인사들이 한국당 인사들을 향해 '토착왜구'란 표현을 쓰며 '친일 논란'을 제기하는 데 대해서는 "좌파 정당의 우파 정치인에 대한 친일파 낙인찍기"라며 "이 정부의 역사 논쟁도 우파 정치인을 친일 프레임에 가두려는 것이며, 이는 대한민국의 정통성과도 관련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패스트트랙 때 일본 만화 캐릭터가 있는 양말을 신었는데, 이를 '토착왜구'의 증거라고 하더라"라며 "이런 불필요한 논쟁을 할 필요가 있나"라고 했다.

황교안 대표의 '외국인 차등임금' 발언에 대해서는 "외국인 근로자를 차별대우하자는 취지는 아닌 것으로 본다"며 "외국인 근로자 연수기간 문제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했다. '5·18 망언'으로 논란을 빚은 이종명 의원에 대한 제명과 관련해서는 "국회가 정상화가 되면 바로 의원총회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향후 정치행보에 대해서는 "원내대표 임기가 12월 중순까지인데 의원님들이 추인해주시면 6개월 더 할 수가 있다"며 "당연히 서울 동작구에 다시 출마하고 싶다"고 했다.

한편 나 원내대표는 이날 기조연설에서는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를 겨냥해 "사실상 공존을 거부하는 신종 권위주의"라며 "이대로라면 대한민국은 정말 주저앉을 수도 있다는 비관론이 많은 국민들 사이에서 퍼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전임 정권을 부정하기 위한 보복 정치를 자행하고, 사법부, 선관위, 언론 등을 장악해 사실상 생각이 다른 세력을 억누른다"며 "정치 질서의 룰인 선거법마저 제1야당의 의견을 배제한 채 강행 처리하겠다는 것만큼 반정치적인 행위는 없다"고 했다.

[김명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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