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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문일현 "시진핑 방북, 수세 몰린 中의 역전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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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로동신문 기고, 상당히 이례적

中, 美와 관세마찰 중 北이 역전 카드

3차 북미회담 앞두고 北中 조율하나?

文 오슬로 연설, 中에 남북회담 필요 강조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문일현(중국 정법대 교수)

시진핑 중국의 국가주석. 오늘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합니다. 아마 오전에 전용기를 탈 걸로 보이는데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14년 만에 중국의 최고 지도자가 북한을 가는 겁니다. 당연히 시 주석 방북도 처음이죠. 다른 곳에서 만날 수도 있었습니다. 여태까지 그래왔습니다. 제가 앞에서 잠깐 좀 실수를 했네요. G20 정상 회담에서 만나는 건 아니지만 다른 여타 자리에서 지금까지 만나왔고 또 얼마든지 만날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왜 시 주석은 14년 만에 이례적으로 북한을 가는 길을 택했을까요. 큰 판을 좀 읽어보겠습니다. 중국 현지 연결하죠. 중국 정법대 문일현 교수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문 교수님, 안녕하세요?

◆ 문일현>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북한을 가는 것도 이례적인데. 어제 시진핑이 북한 신문에다 기고문까지 냈더라고요, 로동신문에. 이것도 이례적이죠?

◆ 문일현> 시 주석이 과거 독일이나 이탈리아 방문할 때 기고문을 냈던 것은 과거 전례도 있고요. 2014년 한국을 방문하기 전에도 국내 언론에 기고문 형식으로 자신의 생각을 밝힌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기고문 자체만으로 보면 크게 이례적이다라고 평가를 하기는 어렵겠지만 양국 간 관계로 볼 때 중국의 최고 지도자가 직접 북한 매체를 통해서 자신의 생각을 밝히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에 그 점은 상당히 이례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직접 북한을 가고 기고문을 보내고. 전체적으로 봤을 때 게다가 사전 전화 통화까지 했다고 들었어요, 오늘 만나는데 사전 전화 통화까지 하고. 종합적으로 봤을 때 왜 그러는 걸까요, 시진핑 주석이?

◆ 문일현> 지금 크게 세 가지가 있는 걸로 보입니다. 그러니까 우선은 지금 중국이 곧 오사카에서 열리게 되는 미중 정상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야 되잖아요. 그런데 지금 중국이 갖고 있는 카드가 별로 많지가 않고 특히 현 상황으로만 보면 중국이 상당히 수세에 몰려 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입니다. 그래서 시 주석 입장에서 보면 미국의 관심을 끌 수 있는, 그리고 이 상황을 역전시킬 수 있는 뭔가 유리하게 바꿀 수 있는 그런 결정적인 카드가 필요한데 그 카드로 북한 카드를 꺼내든 거 아니냐. 이렇게 보는 시각이 하나 있고요.

◇ 김현정>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카드로 협상 앞두고 북한이라는 카드. 또 하나는요?

◆ 문일현> 두 번째는 중국의 대 한반도 정책을 집행하는 필요성에 있어서 스스로 필요했다고 보여진다는 겁니다. 왜냐하면 금년 2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과 하노이 회담이 결렬된 이후에 북한의 행보를 보면 러시아와, 잠깐 푸틴 대통령과 만났지만 중국과는 그렇게 크게 교류하거나 협의하는 그런 모습을 보인 적이 없거든요.

◇ 김현정> 그렇죠.

◆ 문일현> 그래서 자칫 이런 상황으로 가게 되면 한반도 비핵화 테이블에서 완전히 중국이 아웃될 수 있다는 그런 우려가 굉장히 강하게 작용한 것 같고요. 그래서 지금이 끼어들 절호의 찬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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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시진핑 국가주석과 북한 김정은 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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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정> 이런 교착 상태가 우리가 끼어들 절호의 찬스다, 패싱 안 당하고.

◆ 문일현> 그렇습니다. 그러면서도 거기에 한 가지 더 자신들의 정무적 판단이 끼어든 건 지금 중국은 북미 간에 물밑에서 이루어지는 상황을 보면서 3차 북미 정상 회담이 가시권에 들어왔다고 판단을 하는 것 같아요.

◇ 김현정> 3차 북미 정상 회담이요?

◆ 문일현> 그래서 어차피 지금까지는 김정은 위원장이 북미 정상 회담이라든가 아니면 남북 정상 회담을 앞두고 중국을 찾아가서 사전 조율을 해 왔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의중 미리 파악하고.

◆ 문일현> 이번에는 방북을 하면서 북한에게 뭔가 생색도 내면서 3차 북미 정상 회담을 앞두고 북중이 이른바 협력하는, 사전 조율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고요.

◇ 김현정> 이거는 조금 중요한 부분 같은데요, 교수님. 그러니까 이 교착 상태를 뚫기 위한 어떤 열쇠를 만들기 위한 정도가 아니라 지금 3차 북미 정상 회담이 가시권에 들어왔다고 보세요, 물밑에서는?

◆ 문일현> 지금 중국이 판단하는 것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제 개인적으로도 지금 북미 간에 이루어지고 있는 물밑 흐름을 보면 뭔가 아주 긴박하게 움직이는 건 아니지만 큰 흐름에서 3차 북미 정상 회담을 염두에 두고 움직이고 있는 것은 분명하고요. 그리고 지금 중국의 판단도 저는 그 비슷하게 판단하고 있다고 보이는데요. 특히 김정은 위원장이 친서를 트럼프 대통령이 6월 3일에 보내지 않았습니까?

◇ 김현정> 보냈습니다.

◆ 문일현> 그리고 이희호 여사의 장례식에도 조문과 조화를 보내서 이른바 나름대로 남북 관계를 개선하겠다는 이른바 간접적인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잖아요. 그렇다면 지금 사실 김정은 위원장도 그렇고 미국도 그렇고 지금의 타이밍을 놓치게 되면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 협상이 계속 장기간 표류할 수도 있다는 그런 우려를 하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 김현정> 양측이 다 절박함을 느끼고 있다. 사실 트럼프 같은 경우에는 재선 도전을 선언했기 때문에 재선을 앞두고서 자신의 큰 업적 중의 하나가 이 북한 문제 푸는 건데, 한반도 문제 해결하는 건데 이 교착 상태 오래되면 좋을 것 없고. 김정은 위원장도 이대로 가면 당연히 좋을 거 없고. 둘이 뜻이 맞아가고 있다고 보시는 거군요.

◆ 문일현>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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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정> 그걸 중국이 지금 알아채고 간 것이다.

◆ 문일현> 저는 그렇게 보이고요. 그래서 가는 김에 오히려 지금 북한이 중국한테 부탁을 하는 게 아니라 제가 보기에는 중국이 북한의 힘을 빌려서 지금 오사카로 가고 있는 거라고 보여지고요. 그리고 이제 마지막으로 우리가 볼 수 있는 게 홍콩 문제입니다.

◇ 김현정> 홍콩이요?

◆ 문일현> 중국 정부의 입장에서 보면 홍콩 문제가 이렇게까지 확산되리라고는 사실 예상을 못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방북 결정이 지난주에 시진핑 주석이 중앙아시아를 방문하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결정이 된 건데요. 그때 시기적으로 보면 홍콩 시위가 확정되는 시기와 방북을 결정하는 시기가 거의 일치합니다. 그렇게 본다면 지금 중국이 홍콩에 쏟아지는 부정적 시선들을 단숨에 다른 곳으로 돌려야 하는데 중국이 뭔가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뭔가 창의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한반도 문제. 특히 북한 문제 카드를 꺼내서 국제 사회의 시선을 돌리려 하는 것 아닌가 하는 그런 분석들이 많습니다.

◇ 김현정> 이슈 전환이라고 보는 분석까지 해주셨는데요. 그런데 정반대로 해석하는 분석도 있어요. 뭐냐 하면 결국 북한이 미국이랑 손잡는 거 말고 다른 길, 제3의 길이라고 연초에 얘기했던 그 길을 찾아가겠다는 시그널은 아니냐? 이거는 어떻게 보세요?

◆ 문일현> 그 점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고 사실 이번 시 주석의 방북과 관련해서 우리가 주의 깊게 지켜봐야 될 부분인데요. 다시 말하면 지금 말씀하시는 것처럼 한국이 중재를 하고 북한과 미국이 직접 협상을 하는 3자 구도를 여기에 중국까지 포함하는 4자 구도가 더 추가되느냐. 아니면 한국 대신 중국이 들어가느냐 하는 그 문제하고 직결되어 있거든요. 그런데 그렇게 보려면 전제가 필요합니다. 하나는 북한과 미국이 모두 중국의 중재 역할이라든가 촉진자 역할을 수용해야 된다는 거죠. 또 하나는 북한이나 미국이 중국의 중재자에 대한 강한 신뢰가 있어야 되는데 저는 이 두 가지 측면에서 전혀 그럴 개연성은 많지 않다고 보고 있고요.

◇ 김현정> 그런데 중국이 중재하는 것 말고요. 북미 간을 중재하는 그런 제3의 길 말고 한국 대신 중국. 이 제3의 길 말고 미국 대신 중국. 이 제3의 길 갈 가능성은 없어요? 북한이 러시아, 중국과 손잡고.

◆ 문일현>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보여집니다. 왜냐하면 지금 북한이 요구하고 있는 것은 두 가지거든요. 하나는 체제 보장이고 또 하나는 경제적인 활로의 모색입니다. 경제적 보장인데요. 이걸 해 줄 수 있는 나라는 중국이 아니라 미국입니다. 그래서 이 미국밖에 이런 북한이 지금 제기하고 있는 강한 요구를 수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결국은 제3의 길이라 하더라도 미국을 우회해서는 절대 이게 성립이 안 된다는 거죠.

◇ 김현정> 그걸 이미 김정은 위원장도 알고 있다. 그러니까 중국이 할 수 있는 건 조력자, 중재자로서 가능해도 미국 대신 대체재로서의 중국, 러시아로는 갈 수는 없다는 얘기, 국제 사회에서. 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이제 제반 설명 들었고요. 우리는 어떻게 되는 건가. 얼마 전에 북유럽 순방길에서 문 대통령이 했던 말을 또렷이 여러분 기억하시죠? 뭐라고 했냐면 ‘6월에 남북 정상 회담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지 않다. 김정은 위원장과 언제든 만날 준비가 되어 있다. 김 위원장 선택에 달렸다.’ 이런 얘기를 했어요. 그런데 사실은 이게 물밑으로 진짜 남북 간에 무슨 얘기가 있어서 저런 얘기를 하는 건지, 아니면 희망사항인지 해석들이 분분했는데 어느 쪽이라고 보세요? 지금 와서 보면.

◆ 문일현> 저는 문 대통령의 말씀이 시진핑 주석이 중앙아시아를 방문하는 기간과 겹치거든요. 그리고 그 당시에 중국이 시 주석의 북한 방문을 결정했던 시기와 겹치기 때문에 문 대통령이 중국 측에게 남북 정상 회담의 필요성. 오사카 회담 이전 남북 정상 회담의 필요성을 강조해 달라고 주문을 했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보고요. 또 그런 차원에서 문 대통령이 우리는 준비가 되어 있으니 언제든지 당신만 결심을 하면 우리는 남북 정상 원포인트 회담이든 어떤 형식이든 회담을 할 용의가 있다는 점을 또 대외적으로 과시를 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러나 다만 남북 간에 물밑에서 그런 거와 관련해서 어떤 교류가 있었는지 저는 그건 개인적으로는 뭐라고 말씀을 드리기가 좀 그렇습니다.

◇ 김현정> 하긴 지금 G20도 있고 6월은 끝나가고 6월 안에 남북 정상 회담은 쉬운 일은 아니에요, 현실적으로. 현실적으로 쉬운 일은 아닌데 어제 일부 언론에서는 ‘시진핑 주석의 방북 사실을 다 파악하고 6월 남북 정상 회담을 계산 하에 공식 제안한 거다.’ 이렇게도 나오는 곳이 있더라고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지 않다. 지난번처럼 원포인트 판문점 회담한다고 치면 불가능하지 않다는 이런 분석도 나와서 제가 여쭤봤습니다. 시진핑은 이런 포석을 깔고 북한행을 택한 것이고 북한은 그런 생각으로 이 시진핑 주석의 방북을 받아들인 것이다. 둘 다 윈윈하는 게임이다. 이런 큰 판 한번 읽어봤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 문일현> 감사합니다.

◇ 김현정> 중국 정법대학교 문일현 교수였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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