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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이희호 여사, 옥중 DJ에 매일 편지…철학·신학 논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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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조철희 기자] [the300]이희호 여사 향년 97세 별세…"독재와 싸웠던 동지"

머니투데이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향년97세)가 10일 별세했다. 사진은 2016년 9월 7일 서울 마포구 김대중도서관에서 이희호 여사. (뉴스1 DB)2019.6.10/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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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향년 97세로 별세한 이희호 여사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정치적 동지'로 격변의 현대사를 함께 했다. 특히 김 전 대통령이 독재정권에 맞서 투쟁하다 옥고를 치를 때 매일 편지를 보낸 일화는 훗날 '내일을 위한 기도'라는 책으로도 나오는 등 잘 알려져 있다.

김대중평화센터가 이 여사의 생애를 정리한 자료에 따르면 이 여사는 김 전 대통령이 옥중에 있을 동안 거의 하루도 빼놓지 않고 편지를 썼는데 편지에는 가정사 외에 철학적·신학적 논쟁거리, 남편의 투쟁에 대한 격려 등이 담겨 있었다. 이 여사는 면회를 갈 때마다 김 전 대통령이 요구한 책 외에 자신이 직접 고른 서적 1~2권을 함께 전했다.

김 전 대통령과의 운명적인 만남은 이 여사의 인생행로 전체를 흔들었다. 김 전 대통령은 박정희 전 대통령과 경쟁한 1971년 대선에서 패배한 이후 최고통치권자의 최대 정적이 됐고, 이 여사의 인생에도 가시밭길이 펼쳐졌다.

같은 해 계엄령 선포와 '10월 유신' 단행 이후 김 전 대통령은 망명·납치·구금·연금 등의 고초를 겪었다. 24시간 감시와 도청이 계속됐고, 급기야 교통사고로 다리를 절게 됐다.

1977년 '3·1 구국선언문' 사건으로 김 전 대통령이 구속되자 이 여사는 1년 가까운 석방투쟁과 정치활동을 벌였고, 가장으로서의 책무도 맡았다. 당시 건강도 극도로 악화돼 키 172㎝에 몸무게가 43㎏까지 빠졌다. 스트레스가 심할 때마다 관절염이 도졌고, 밥을 먹다 말고 수저를 손에 쥔 채 소리 없이 울기도 했다고 한다.

독재정권의 탄압으로 죽음을 넘나드는 고난을 겪으면서 김 전 대통령과 이 여사는 부부 관계를 넘어 독재와 싸우는 지도자와 동지가 됐다.

한편, 이 여사는 올해 봄부터 노환으로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오다 10일 밤 별세했다. 이 여사의 분향소는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특1호에 마련될 예정이다. 조문은 11일 오후 2시부터 가능하다.

발인은 14일 오전 6시다. 장지는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이다. 장례예배는 14일 오전 7시 신촌 창천교회에서 열릴 예정이다.

조철희 기자 samsar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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