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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이 '3기 신도시' 발표 이후 악화된 여론을 등에 업고 범여권 실세들이 장악하고 있는 일산(고양)에서 내년 4월 지역구 의원을 배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경기도 일산은 한국당(당시 한나라당)이 석권했던 18대 총선을 제외하고 역대 선거에서 진보 성향 후보들이 강세를 보였던 지역이다. 17대 총선 때는 유시민, 한명숙 등 당시 여당 거물들이 일산 지역구에서 출마해 당선된 바 있다. 현재 지역구 의원도 심상정(고양갑·정의당), 김현미(고양정·더불어민주당), 유은혜(고양병·민주당) 등 민주당과 정의당의 거물급 의원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당은 3기 신도시 발표 이후 현지 민심이 정부·여당에서 대거 이반했다고 판단하고 내년 4월 총선에서 '일산 상륙작전'에 성공하기 위해 총력전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한국당에서는 고양을에서 김태원 전 의원, 고양병은 이동환 당협위원장, 고양정은 조대원 당협위원장 등이 출전 준비를 하고 있는 가운데 당내 부동산 전문가인 김현아 의원(초선·비례대표)을 내세워 국토교통부 장관인 김현미 의원에게 '맞불'을 놔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 고양정(당시 고양 일산서)에서 17·18대 국회의원을 지냈지만 19·20대에서는 연이어 낙선했던 김영선 전 의원의 재도전 여부도 관심을 끈다. 김영선 전 의원은 4선 경력에 국회 정무위원장을 지낸 거물급 정치인이다.
김태원 전 의원은 고양을에서 18·19대 연속 당선됐지만 2016년 총선에서 정재호 의원(민주당)에게 900표(0.94%포인트) 차이로 아깝게 고배를 마신 바 있으며 내년 총선에서 복수혈전을 벼르고 있다.
작년 지방선거에서 한국당 고양시장 후보로 나섰다 낙선한 이동환 고양병 당협위원장과 2·27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 후보로 나섰던 조대원 고양정 당협위원장도 지역 민심을 훑으면서 내년 총선 승리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이 밖에 18대 국회의원과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을 지낸 박보환 전 의원도 이 지역 출마 가능성이 있는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한국당 관계자는 "2008년 18대 총선에서는 4석 모두를 한나라당이 휩쓸었다"며 "지난 총선에서 제3당인 국민의당 후보들이 15% 안팎 높은 득표율을 기록한 탓에 표가 분산돼 패배했지만, 양자 구도로 가면 '어게인(Again) 18대'도 충분히 기대할 만하다"고 분석했다.
한국당은 특히 고양정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김현미 장관을 집중 타깃으로 하고 있다. 3기 신도시를 밀어붙이고 있는 장본인인 김현미 장관을 집중 저격해 고조된 지역주민 불만을 내년 총선까지 끌어간다는 전략이다. 현재 일산 지역에서는 '3기 신도시 철회'를 외치며 4주째 토요일 항의 촛불집회가 지속되고 있다.
2기 신도시인 파주 운정과 인천 검단에서도 주말 항의집회가 열리고 있지만 일산 집회가 가장 많은 인원이 참여하고 정부·여당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도 가장 크다. 일산 민심이 뒤숭숭해지자 한국당은 이때를 놓치지 않고 대정부·대여 공세에 본격 나섰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한국당 의원들은 지난달 28일 고양 킨텍스에서 '무분별한 신도시 지정, 무엇이 문제인가' 정책 토론회를 열었는데 나경원 원내대표, 정용기 정책위의장, 박순자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을 비롯해 10여 명의 현역 의원이 대거 참석했다.
한국당이 정책 토론회를 국회가 아닌 현장에서 연 것은 매우 이례적이며 내년 총선에서 이 지역에 화력을 집중하겠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로 분석된다. 실제로 한국당은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 텃밭인 고양을 탈환해 수도권 승리의 교두보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민주당에서는 김현미 장관의 출마 여부가 최대 관심사인 가운데 현 정부 실세 중 한 명인 유은혜 부총리는 하반기 개각 때 지역구로 복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재호 의원은 작년 건강상 문제가 있었지만 최근 완쾌해 국회와 지역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내년 총선을 준비하고 있다.
심상정 의원은 정의당의 사실상 간판 스타인 데다 지역구 관리가 탄탄해 큰 이변이 없는 한 내년 총선에도 현 지역구에서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고재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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