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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직장갑질119 "직장갑질 신고하다 근로감독관 갑질에 2차피해"(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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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인 자료 회사에 넘기고 소송하면 무고죄 위협도"

노무사 75% "근로감독관 신뢰하지 않는다"

연합뉴스

[직장갑질 119 블로그 갈무리]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사업장의 노동관련법 위반으로 억울한 근로자가 생기지 않도록 감독하는 근로감독관이 오히려 근로자를 상대로 갑질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 나왔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5일 공개한 근로감독관 갑질 제보 사례를 보면 한 근로감독관은 고용노동부에 체불임금 진정이 들어오자 진정인이 제출한 개인 거래내역 등 자료를 오히려 회사에 넘겼다.

또 근로계약서 불이행으로 노동지청에 진정서를 제출한 지 11개월 후에야 '위반 사항 없음' 결과가 나오거나, 각종 증빙자료를 제출한다고 하면 근로감독관이 "그런 것 읽어볼 시간이 없다"며 "일단 출두해서 보자"고 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 외에도 근로감독관이 진정인에게 "계약서에 사인해 놓고 왜 진정을 하느냐"고 면박을 주거나 "민사소송하면 무고죄가 된다"고 겁을 주고, "최저임금을 위반해도 형사처벌 받는 게 1%도 안 된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는 제보도 있었다.

직장갑질119는 "직장인들이 회사에서 갑질 당하고, 억울해서 노동청에 찾아갔다가 근로감독관에게 2차 갑질을 당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근로감독관과 접촉이 많은 노무사들은 대체로 근로감독관을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갑질 119가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노동인권실현을위한노무사모임(노노모) 소속 노무사 61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근로감독관을 '신뢰한다'는 응답은 1.6%에 불과했고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75.4%였다.

근로감독관이 '진정·고소 사건을 공정하게 처리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는 답변은 4.9%에 그쳤다. '사건을 신속하게 처리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도 '그렇다'는 의견은 1.6%에 불과했다.

'노동법 위반 사건을 예방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복수응답 가능)으로는 67.2%가 '근로감독관 증원'을 꼽았다. '수시·특별감독(불시감독) 확대'(59.0%)와 '근로감독청 신설 또는 전담부서 설치'(52.5%)라는 응답도 다수였다.

'체불임금 해결을 위해 가장 시급히 필요한 정책'(복수응답 가능)으로는 83.6%가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이라고 답했다. '지연이자(연 20%)를 재직노동자에게도 적용하고 노동청의 지급지시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응답도 55.7%였다.

대한민국 일터가 근로기준법 등 노동법을 제대로 지키느냐는 질문에는 91.8%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직장갑질 119는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근로감독관 제도 개선을 위해 ▲ 근로감독청 신설 또는 근로감독전담부서 설치 ▲ 근로감독관 증원 및 명예 근로감독관 제도 도입 ▲ 근로감독 불시감독으로 전환 ▲ 근로감독청원 제도 활성화 ▲ 고용노동부 행정해석 전면 재검토 ▲ 신고를 이유로 한 불이익금지 ▲ 사건처리 과정 개선(사업장 전수조사 등) ▲ 강력한 처벌 의지(임금체불범죄의 반의사불벌죄 적용 폐지 포함)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 단체는 "이는 대부분 문재인 대통령 대선 공약이거나 고용노동 행정개혁위원회 권고사항"이라며 "사업장들이 근로기준법 등 노동법만 제대로 준수해도 노동자들의 노동권이 대단히 신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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