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문화재단은 이사장인 김경일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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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게임업계가 ‘게임 중독’을 치료하겠다며 만든 상담센터가 부모와의 관계적 문제를 게임과몰입 원인으로 지목했다.
게임문화재단은 3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소강당에서 ‘게임과몰입 힐링센터 5주년 기념 심포지움’를 열고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재를 결정한 세계보건기구(WHO)의 결정을 비판했다.
발제자로 나선 김경일 게임문화재단 이사장 겸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는 “게임과몰입이 ‘질병’이라고 하면 우리의 생각은 ‘게임’에 멈춰버린다”라며 “수많은 관계적 문제로부터 출발한 결과 중 하나가 게임과몰입이다. 게임에 왜 과몰입하게 됐는지 근본적인 원인을 더이상 찾지 않게 된다”라고 우려했다.
이어 김 교수는 “게임과몰입은 관계적 문제로부터 출발한 수많은 결과 중 하나”라며 “게임과몰입은 부모의 지나친 통제와 억압, 과도한 기대, 교사와 악화된 관계 등 관계적 문제로부터 출발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족 관계와 학교 성적, 대인관계가 호전되면 게임과몰입은 나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사회적인 요구에 따라 어떤 현상을 바라보는 우리의 관점이 쉽게 결정돼 버린다”며 WHO의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재를 간접적으로도 비판했다.
그는 “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남자들이 사회로 돌아오는 시기에는 여성들의 월경 전 증후군(PMS)이 직무수행 능력에 영향을 준다는 논문이 주를 이뤘다”라며 “반면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고 남자들이 다시 전쟁터로 나가는 시기가 되자 PMS가 직무수행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논문이 많아졌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와 마찬가지로 게임과몰입이 문제라고 생각하는 순간 이보다 더 중요한 관계적인 노력을 우리 스스로 포기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한덕현 중앙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지난 5년간의 성과’ 발표를 통해 “내담자 다수가 게임과몰입 외에 정신적인 질환을 갖고 있거나 무직 상태였다”고 강조했다. 한 교수에 따르면 게임과몰입 힐링센터의 내담자의 88.5%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우울증, 조울병, 불안장애, 아스퍼거장애 등 공존질환을 가지고 있었으며 82.4%는 무직이었다. 내담자의 68.2%는 학교 환경에, 63.3%는 가족 환경에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지난 5년간 게임과몰입힐링센터는 1만7000건을 상담하고 6000건을 진료했다.
도영임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교수는 게임에 대한 부모들의 부정적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도 교수는 “게임은 경험을 공유하는 방식이 되기도 하고, 학습의 도구로도 사용될 수 있다. 감정을 표현하는 예술 표현 양식으로도 기능한다”라며 “게임에 대한 부모의 인식에 따라 아이의 행동양식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부모자녀 의사소통 훈련을 비롯한 게임 체험 프로그램 참여, 긍정적 게임 추천 등을 게임과몰입 해결 전략으로 제시했다.
다만 이날 자리에서는 게임산업계가 사행성을 줄이기 위해 어떤 조치를 할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게임의 어떤 요소가 과몰입 정도의 차이를 가져오는지에 대해서는 논의되지 않았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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