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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헝가리 유람선 침몰] 곳곳에서 발견되는 ‘인재’ 정황들…여행사는 ‘책임돌리기’ 급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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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로 인한 유속증가로 ‘위험’ 상황인데

-현지선 ‘유람선 프로그램’ 강행해 문제낳아

-구명조끼 놓고선 여행사 측 ‘진땀빼기’ 해명

헤럴드경제

‘유람선 침몰’ 사고가 발생한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인근에서 경찰과 군병력의 수색 작업 현장에서 30일 오후(현지시간) 경찰과 군 병력의 합동 수색 작업이 펼쳐지는 가운데 크레인선 한 대가 사고 지점으로 접근하고 있다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ㆍ김민지 인턴기자]‘헝가리 허블레아니(인어) 유람선 침몰’ 사고는 명백한 ‘인재’였다는 증거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현지에 쏟아졌던 폭우, 그때문에 빨라졌던 유속, 그 속에서 유람선 관광을 강행했던 한국 여행사와 충돌문제에 무방비상태였던 현지 선박업체까지. 각자 안일한 태도로 일관하며 이번 참사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현지교민들과 선박전문가 등 관계자들은 참사에 안타까움을 표하고 있다.

현지 교민 A 씨는 31일 헤럴드경제에 “현지언론에서는 부다페스트에서 홍수가 났다는 이야기가 나왔다”면서 “강에 물이불어나서 유속도 빠르고 위험했을텐데, 배를 띄워서 이런 참사를 냈다는 게 아쉽기만 하다”고 털어놨다.

실제 지난 15~21일(이하 현지시간) 부다페스트에서는 폭우가 쏟아졌고, 평소 4m 수준이었던 다뉴브강의 수위는 현재 6m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상승했다. 현지언론에 따르면 30일 기준 다뉴브강의 수위는 5.7~5.8m로, 앞선 폭우 이후 내린 비로 상류인 오스트리아에서 유입하는 유량이 증가하면서 점차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다뉴브강을 운항하는 선박 수가 지나치게 많다는 점도 이번 참사가 발생하는 원인이 왰다. 임레 호르배트 헝가리 항해협회 사무총장은 헝가리 M1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헝가리 당국이 선박 통행을 규제하고 있지만 부다페스트 주요 구간에는 하루 평균 70척의 배가 운행한다”면서 “1년 반 전에도 유람선과 호텔크루즈선이 부딪힌 사고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야경명소로 알려진 다뉴브 강 인근은 평소에도 수많은 선박들이 운행하고 있는데, 이는 충돌이 발생하기 쉬운 상황을 만든다는 것이다.

물살이 빨라졌음에도 강을 운항하는 선박수가 많은 상황에서 여행사는 위험을 감수하고 유람선 일정을 강행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분쟁기준에서는 패키지상품의 일정이 바뀔 경우, 해당 금액을 사업자가 소비자에게 환급하도록 돼 있다. 여행사 입장에서는 선박운항을 취소하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여행일정을 강행했다는 데에 대한 책임을 피하기는 힘들어보인다.

헤럴드경제

한국인 관광객들이 탑승한 유람선 ‘허블레아니’(헝가리어로 ‘인어’)가 침몰한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다리 앞에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참좋은여행 측은 “정황적인 상황을 놓고 봤을 때, 유람선을 운항하는 상인들은 배를 타기 위한 일정이 잡혀 있기에 일정을 따를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구명조끼 착용이 제대로 이뤄져 있지 않은 현지 선박회사들의 운항 사정도 문제다. 당시 다른 배에 타고 있었다고 온라인에 게시글을 올린 한국인 관광객은 ‘안전 불감증인지 승객들에게 구명조끼도 씌워주지 않았다’고 했다.

여행사 측은 이부분에 대해선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여행사는 “실정적으로 봤을 때는 구명조끼를 안했다고 추측됐다. 인터넷기사를 보니 허블레아니호는 구명조끼 착용지시를 안했다는 내용이 있었다. 회사입장에서는 확인이 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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