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새벽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한국인 33명이 탑승한 유람선이 침몰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침몰한 유람선 '허블레아니(위)'와 추돌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추정되는 크루즈호 '바이킹 시진'.(파노라마 덱(위)·바이킹 리버 크루즈 홈페이지 캡처) 2019.5.30/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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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람선 '허블레아니'(헝가리어로 '인어')의 내부 모습. 파노라마 덱(Panorama Deck) 선사에서 보유한 12척의 유람선 가운데 작은 규모에 속하는 '허블레아니'는 길이 27m에 넓이 5m인 내륙 여객선이다. 최대 시속은 11.9km이며 최대 수용인원은 60명으로 보통 관광에는 45명 정도 승객을 수용한다. 넓은 테라스를 갖추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파노라마 덱 홈페이지) 2019.5.30/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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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발생한 유람선 침몰 사고를 두고 관광객들이 구명조끼를 입지 않았다는 사실에 대해 여행사와 가이드 등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부 언론에선 여행업 안전가이드 규정을 근거로 여행사가 관광객들이 모두 구명조끼를 착용했는지 확인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관련 법령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황에서 나온 잘못된 지적들이다. 특히 '수상레저활동'과 '유람선 탑승'을 구분하지 못한 근거없는 비난이다.
선박 전문가에 따르면 나라별로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사고가 난 '허블레아니'호 정도 크기의 유람선에선 승객들에게 구명조끼 착용 의무가 없다. 이는 국내 법령도 마찬가지다. 항공과 해운 분야는 공통된 기준이 통용돼야 하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관련 규정이 거의 대동소이하다.
서울 한강 유람선에서도 구명조끼 착용은 의무가 아니다. 근거 법령은 '유선(遊船) 및 도선(渡船)사업법'과 시행령이다. 유·도선사업자는 인명구조용 장비를 갖추고 영업하도록 돼 있다. 유람선에는 승선 정원의 120% 이상에 해당하는 수의 구명조끼(20%는 소아용)를 비치해야 한다. 하지만 '착용'이 의무는 아니다. 사고시에만 선장 등의 지시에 따라 착용하게 돼 있다.
선박에서 구명조끼를 항상 필수로 착용해야 하는 경우는 따로 있다. 대표적인 게 레저 낚시의 경우다. '낚시 관리 및 육성법' 제29조 제3항에 따라 어선업자 및 선원은 안전운항을 위해 낚시어선에 승선한 승객 등 승선자 전원에게 구명조끼를 착용하도록 해야 한다. 낚시어선에 구명조끼 상시 착용을 의무화한 법률개정도 2016년 11월30일에 있었다. 그 전까진 '안전운항을 위해 필요한 경우'에만 선택적으로 착용하도록 했다. 오는 7월부터는 낚싯배를 운행하기 전 이용객들에게 안전수칙 등을 안내하지 않으면 100만원 이상의 과태료도 물 수 있다. 출항 전 방송과 안내지 배부 등을 통해 비상 대응요령을 안내해야 한다.
'수상레저안전법' 적용을 받는 △모터보트 △세일링요트 △수상오토바이 △고무보트 △스쿠터 △호버크래프트 △카누 △카약 등을 이용하는 경우엔 구명조끼 착용이 의무다. 최근 국내에서 유행인 서프보드를 이용한 서핑에서도 보드 리쉬(board leash: 서프보드와 발목을 연결하여 주는 장비)를 구명조끼에 준하도록 항상 착용해야 한다.
구명조끼에 대해선 통합 규정이 없고 위와 같이 유선 및 도선사업법, 낚시관리 및 육성법, 수상레저안전법에 각기 다르게 규정돼 있다. 따라서 안전관리면에서 선박법이나 선박안전법에 통합 규정으로 구명조끼 관련 조항을 추가해야 한다는 제안도 있다.
구명조끼 착용이 의무는 아니지만 허블레아니호 비치상황과 관련 안내여부는 문제될 수 있다. 박의준 변호사(지급명령서비스 머니백 대표)는 "만약 비치조차 돼 있지 않았고 여행사가 이를 확인하지 않았다면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책임에 고려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부분에 대해선 외교부가 선박 내 비치는 돼 있었던 것으로 확인했다고 30일 언론브리핑에서 밝힌 바 있다.
유동주 기자 lawmak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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