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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4 (월)

"사고원인은 4가지" 헝가리 유람선 뒷배에 타고 있던 韓 목격자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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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유람선 침몰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당시 상황을 지켜본 한국인 관광객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렸다.

현재 헝가리 여행 중이라는 한국 누리꾼 A씨는 30일 오전 6시쯤(한국시간)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부다페스트 현지인데 한국 관광객 배 전복사고가 났어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씨는 헝가리 국영방송 M1의 실시간 보도 화면을 찍은 사진을 함께 게재하며 “저는 다른 투어라 다른 배를 탔는데 앞에서 모든 배가 다 섰다”며 “다들 웅성웅성했는데 우리 배 앞에서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고 한다”고 적었다.

이어 “인솔자 말에 따르면 승객 대부분이 저와 같은 한국인 관광객”이라며 “비가 너무 많이 오고 있는 데다 유속도 빠르고, 여기는 ‘안전 불감증’인지 승객들 구명조끼도 안 씌워줬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인솔자 말로는 안타깝지만 인명피해가 클 것 같다는데 모두 구조되길 바란다”며 “한국은 새벽이라 아직 속보가 안 뜬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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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A씨는 이날 오후 2시47분 “다시는 이런 불행한 인재가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자세히 글을 올린다”며 헝가리 유람선 침몰 사고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시작했다.

A씨는 “시간이나 경위는 보도된 내용 그대로”라면서 “현지에서 느낀 사건 발생요인은 다음과 같다”며 사건 발생요인을 4가지로 정리해 올렸다.

그는 오후에 보는 경치가 더 좋기 때문에 대부분의 관광객이 오후 시간대를 선택해 유람선을 타고 관광을 한다고 전했다.

A씨는 “다리나 건물들에 있는 약간의 조명이 전부인지라 어두워서 구조 활동이 여의치 않아 보였다”며 “사고 당시 현지 경찰들이 쾌속정으로 계속 수색 진행하고, 주변 다른 배들이 모두 멈춰 주위를 밝혀줬다”고 말했다.

이어 “두 번째로 하루 종일 폭우가 쏟아졌는데도 배 운항이 지속됐다”며 “강물 수위도 도로 바로 아래까지 찼고, 유속도 매우 빨라서 운행이 중단돼야 마땅할 정도의 상황이었으나 그렇지 못했던 점이 사고의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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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양된 ‘한국인 탑승’ 헝가리 유람선 희생자 시신. 부다페스트=AFP연합.


그는 “세 번째로 대형크루즈와 사고 선박간의 운행 간격이 너무 좁았다”며 “당시 대부분의 선박들이 모두 무리한 운행 중이었고 유속이 심해 선박 간의 충돌이 발생할 확률이 높았다”고 지적했다.

A씨는 “하필 대형 크루즈가 다리를 지나는 도중이어서 소형 선박을 못 봤거나 유속 때문에 의도치 않게 정상적인 방향으로 운행이 불가능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구명조끼 등 안전시설이 전혀 없다”며 “50분 정도 진행하는 투어인데 승선 시 당연히 지급돼야 할 구명조끼나 튜브, 비상정에 대한 헝가리 유람선 측의 안내를 전혀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A씨는 “여행사 인솔자와 현지 가이드분은 무엇보다 안전이 우선이고 비가 많이 오니 되도록 밖으로 나가지 말고 안에서도 바닥이 미끄러우니 조심하라고 주의시켜줘서 감사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그러한 상황에서도 배가 뒤집히는데 뭐 어쩌겠냐”며 “구명조끼만 정상적으로 지급됐더라도 이런 심각한 수준의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을 텐데 하는 안타까움만 남는다”고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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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가 난 패키지 투어를 진행한 참좋은여행의 이상무 전무(사진) 역시 “당시 다뉴브강의 수위가 높았으나 유람선들은 모두 정상 운항 중이었다”고 말했다. 폭우로 물살이 강하고 빨라진 데다 수심이 깊어져 곳곳에 소용돌이도 생겼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무는 사고 경위에 대해 “유람선으로 야경투어를 거의 마치고 돌아오는 과정이었다”며 “도착 몇 분을 남기지 않은 상태에서 갓 출발한 ‘바이킹 크루즈’라는 큰 배가 (유람선) 후미를 추돌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선박 선사에 1차 책임이 있으나 여행사도 고객에게 책임을 지니 우리 회사 책임도 크다고 생각한다”고 고개 숙여 사과했다.

소봄이 온라인 뉴스 기자 sby@segye.com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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