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행정권 남용 혐의로 기소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왼쪽부터), 고영한, 박병대 전 대법관이 29일 오전 공판이 열리는 서울중앙지법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
2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첫 공판. 오전 재판에서 검찰 측이 공소사실 요지를 말하자 “추후 말씀드리겠다”며 양 전 원장은 말을 아꼈다. 오후 재판에서 다시 발언 기회를 얻은 양 전 원장은 “한마디만 더 하겠다”며 조오현 스님의 시 ‘마음 하나’를 읊었다. 그는 “저를 비롯한 사람들에게 쏟아지는 도를 넘는 공격에 대해 이런 마음 하나로 견뎌왔다”며 심경을 전했다. 그는 낮은 목소리로 재판부에 호소했지만 앞서 그가 25분간 쏟아낸 말엔 날이 서 있었다. 양 전 원장은 크게 3가지를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공소장은 미숙한 법률소설”
“검찰 수사는 사찰ㆍ신문 조서는 위협”
“내 직권남용 유죄라면, 공무원들 날마다 죄 쌓아”
25분가량 이어진 양 전 원장의 발언이 끝나자 방청석 일부에서는 수군거리는 목소리도 들렸다. 이날 시민단체 등을 통해 모인 ‘두눈부릅사법농단재판시민방청단’ 참가자들이 양 전 원장의 발언을 듣고 “탈탈 털기는 무슨” “아무 죄가 없다는 건가”라며 야유를 쏟아낸 것이다. 이들은 미리 가져온 사법행정권 남용 관련 소개 책자에 양 전 원장의 주요 발언을 적으며 재판을 방청했다.
이수정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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