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린 논란으로 본 학교폭력 폭로
오디션 프로 출연 윤서빈 JYP 방출
밴드 ‘잔나비’ 유영현도 자진 탈퇴
“청소년기 학폭은 평생 트라우마”
가수 효린.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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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투는 이달 초 케이블 채널 Mnet의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X101’에 출연 중이던 윤서빈(20)에서 시작됐다. 윤서빈은 JYP엔터테인먼트 연습생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해 주목을 받았지만, 방송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 “학창 시절 일진이었다”는 글이 올라오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현재 윤서빈은 JYP에서 방출됐고, 프로그램에서도 하차한 상태다. 이후에는 밴드 ‘잔나비’의 건반 주자였던 유영현(27)이 학교폭력 사실을 인정한 뒤 자진 탈퇴했고, 걸그룹 ‘씨스타’ 출신 가수 효린(29)도 학교폭력 가해자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피해자들은 과거 학창시절 학교폭력을 당했지만 이를 털어놓지 못하고 있다가 10~15년이 지난 후에 이를 폭로했다. 전문가들은 피해자들이 뒤늦게 사실을 밝히는 이유에 대해 “가해자가 연예인이라는 노출된 직업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가해자가 일반인이면 졸업 후 만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과거 경험에 대한 ‘단절’이 일어난다. 하지만 가해자가 유명인이면 TV 등에서 자주 접하기 때문에 이를 통해 과거 기억이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학창시절 겪은 학폭의 트라우마가 쉽게 극복되지 않는 것도 뒤늦은 고발의 원인으로 꼽힌다. 임 교수는 “청소년들은 특히 뇌가 발달 과정에 있기 때문에 학폭의 트라우마는 성인의 몇 배가 될 수 있다”며 “가해자는 별 생각 없이 한 장난일지 몰라도 피해자는 평생 이를 잊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대중에게 사랑받는 연예인의 경력에 흠집을 내 자신의 과거를 보상받고 싶은 심리도 작용한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자신은 학폭에 대한 고통이 남아있는데 가해자가 연예인으로 활동하면서 대중들에게 인기를 얻으면 피해자는 억울한 마음이 들 수밖에 없다”며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연예인의 이미지를 손상시켜 자신의 고통을 보상받고 싶은 마음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개인의 문제를 쉽게 공론화하는 등 사회 분위기가 바뀐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곽 교수는 “사람들은 혼자서는 용기를 내지 못하다가 다른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하면 따라 하는 경향이 있다”며 “미투·빚투 등 개인이 당한 억울한 일을 사회 전반에 알리는 분위기가 확산한 것도 원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과거에는 학폭을 10대의 일탈이나 장난으로 여겼지만 이제는 폭력으로 규정해 처벌하는 등 학폭에 대한 사회 인식이 달라진 것도 영향을 줬다”고 덧붙였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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