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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기생충’ 수상 전하는 방송사, 언제까지 스태프 열정에 기생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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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작가지부는 28일 “‘기생충’ 수상 소식을 전하는 방송사들, 언제까지 방송스태프의 열정에 기생할 것인가”라고 밝혔다.

방송작가지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신입작가를 비롯한 방송 스태프들도 ‘표준 근로계약서’를 체결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제작 스태프들과 표준 근로계약서를 작성했다는 것이 화제가 되자 상대적으로 열악한 상황에 처해 있는 방송작가들이 목소리를 낸 것이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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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작가지부는 “한국 영화뿐 아니라 방송업계에서는 스태프 표준근로계약과 노동시간 준수가 제작비를 높여 적자를 낳고 양질의 영상 콘텐츠 경쟁력을 떨어뜨릴 것이라 주장해 왔다”며 “그러나 ‘기생충’ 제작과정에서 봉준호 감독이 단행한 표준 근로계약 체결과 52시간 준수는 한국 영상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노사간의 약속과 근로기준법 준수를 통해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봉준호 감독의 칸 영화제 수상 소식이 우리 사회에 유달리 큰 울림을 주는 이유는 공정한 노동 환경에서 만들어진 작품이 세계적인 수준의 높은 질도 담보할 수 있다는 점이 증명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방송작가지부는 “물론 방송 현장에도 ‘기생충’ 스태프들에게 적용된 표준 근로계약서가 있다”며 “하지만 방송제작 현장에서는 엄연히 노동자성을 인정받아야 할 신입 작가와 스태프가 도급과 위탁 계약서를 강요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 순간에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관련 뉴스를 전하며 한국 영화의 위상을 운운하는 방송사에 요구한다”며 “봉준호 감독 뉴스를 제작하는 보도국 작가, 특별 프로그램을 만드는 방송 작가와 후반 작업을 맡은 스태프들의 처우를 돌아보기 바란다. 이들과의 정당한 근로계약을 회피하고 노사 협상조차 거부하고 있는 자신들에게 칸 영화제의 소식을 전할 자격이 있는지 물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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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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