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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이슈 최저임금 인상과 갈등

"경기 부진 때 최저임금 인상하면 임금 소득에 약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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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올리면 고용 규모 0.79% 감소

이투데이

28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최저임금 정책토론회에서 강창희 중앙대 교수가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규모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발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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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을 10% 올리면 국내 노동시장의 고용 규모가 최대 0.79% 줄어든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경기가 부진할 때 최저임금을 인상하면 임금과 소득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8일 한국노동연구원·중소기업연구원 주최로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최저임금 정책토론회’에서 강창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저임금이 10% 인상 시 노동시장의 전체 고용 규모는 0.65~0.79% 정도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는 "추정 결과는 최저임금 인상이 전체 고용을 줄이는 효과가 실제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강 교수는 기존 연구와는 달리 ‘집군(集群) 추정법’이라는 방법을 도입해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했다. 시간당 임금 수준에 따른 노동자 분포의 변화로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추정하는 방식이다.

강 교수는 고용노동부의 2008~2017년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 자료를 이용해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 규모에 미친 영향을 추정했다. 최저임금이 16.4% 오른 지난해 자료는 포함하지 않았다.

그는 임금 구간을 500원 단위로 구분해 설정해 최저임금보다 상당히 높은 임금 수준을 기준으로 잡은 다음, 그 아래 임금 구간의 노동자 분포 변화 누적치로 전체적인 고용 영향을 추정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최저임금보다 5000원 높은 임금 수준을 기준으로 잡고 최저임금의 10% 인상을 가정할 경우 1~4인 사업장의 고용 규모는 2.18%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5~29인 사업장의 고용 규모도 1.00%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300인 이상 사업장(0.98%)과 30∼299인 사업장(0.42%)은 고용이 증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업종별로 보면 최저임금이 10% 증가할 때 도소매업의 고용은 1.47%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제조업과 음식숙박업의 고용규모도 각각 1%, 0.2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55~70세의 고용 감소 폭이 1.74%로 가장 컸고 30~54세는 0.59%, 18~29세가 0.12%로 뒤를 이었다. 성별로는 여성(0.27%)보다 남성(0.91%)의 감소 폭이 컸다.

강 교수는 "청년, 노년층, 5인 미만 사업장, 도소매업 등 최저임금의 영향이 큰 집단에서 부정적인 고용 효과가 크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반면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미친 영향을 과도하게 추정했다는 반론도 나왔다.

황선웅 부경대 교수는 "인구 변화와 경기 변동 등 이질적 영향에 대한 통제가 미흡하다"며 "저임금과 고용 부진의 상관성, 경기 변동의 집단간 이질적 영향 등을 통제하지 않으면 최저임금이 고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되기 쉽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고용 부진에 대해서도 "주된 원인은 최저임금 인상보다 경기침체일 가능성이 크다"며 "적극적인 경기 대응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성재민 한국노동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최저임금 인상은 경기 여건이 좋을 때 의도한 효과를 상당히 보여주지만 경기 여건이 나쁠 때는 상대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며 “최저임금을 결정할 때 결정 시기를 최대한 늦춰 실제로 최저임금 인상 시기에 가깝게 해 경기·노동시장 여건을 잘못 진단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와 국책연구기관 등이 발표한 최저임금 인상 부작용에 대한 연구결과가 잇따라 발표되면서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을 보인다.

최근 고용노동부의 최저임금 현장 실태파악에 따르면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 등 취약계층의 고용이 감소됐다고 밝혔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지난 60여 년간 주요 국가 사례를 분석한 결과 최저임금 인상이 취약계층 고용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에 다양한 경제.사회 지표를 참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30일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 최저임금에 대한 논의에 들어간다.

[이투데이/세종=박은평 기자(pepe@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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