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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브렉시트' 영국의 EU 탈퇴

브렉시트 못하고 떠나는 메이…내달 7일 당대표 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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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당 반발에 밀려 사퇴 일정 발표

총리직은 새 대표 뽑히는 7월까지 유지

메이 "최선 다했지만 브렉시트 못해 후회"

보리스 존슨 등 물망, 결정 불능 하원 여전

중앙일보

모든 방안을 거부하는 영국 하원에서 브렉시트 협상안을 통과시키려 시도했던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결국 사퇴 일정을 발표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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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협정안을 의회에서 통과시키려고 안간힘을 써온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해결을 보지 못하고 결국 물러난다.

24일(현지시간) 보수당 평의원 모임과 만난 메이 총리는 다우닝가 10번지 관저 앞에서 회견에 나섰다. 그는 다음달 7일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6월 3~5일 영국을 국빈 방문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맞이한 직후다.

메이 총리는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존중하려고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브렉시트를 실현하지 못하고 떠나는 것이 몹시 후회스럽다고 했다. 메이는 그러나 "총리로서 국가의 이익을 최대한 추구했다"고 덧붙였다. BBC는 감정에 호소하는 연설이었다고 평했다.

메이의 대표직 사퇴 이후 보수당은 새 대표 경선을 곧바로 시작한다. 메이는 새 대표가 뽑힐 때까지 공백을 막기 위해 총리직은 계속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시기는 7월말까지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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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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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 총리는 하원이 브렉시트와 관련해 어떠한 방안에도 합의하지 못하자 야당인 노동당과 접점 찾기에 나섰다. 하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최근 새로운 EU 탈퇴협정 법안을 의회에 제출해 표결에 부치겠다고 밝혔다. 탈퇴협정 법안은 영국과 EU가 합의한 탈퇴협정을 이행하기 위해 영국 내부적으로 필요한 각종 법안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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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 총리의 협상안에 보수당 강경파와 야당인 노동당은 모두 반대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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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법안에는 하원이 결정하면 브렉시트 제2 국민투표를 개최하고, 상품 분야에서 EU 관세동맹 잔류를 수용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자 여당 강경파가 반대하면서 메이의 사퇴를 요구했다. 22일 앤드리아 레드섬 보수당 하원 원내대표가 메이에 반대하며 사임해 치명타를 안겼다.

보수당 평의원모임은 메이가 스스로 사퇴 날짜를 밝히지 않으면 다음달 15일 불신임 투표를 실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압박했다. 메이는 이미 한차례 당내 신임 투표를 통과했기 때문에 현 당규로는 다시 할 수 없지만 보수당 의원들은 당 규정을 바꿔 실시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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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의 새 협정안에 반대하며 사퇴한 앤드리아 레드섬 보수당 하원 원내대표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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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총선 공약으로 내걸었던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에 이어 자리에 올랐다. 2016년 6월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통과된 지 수주 후였다. 자신은 EU 잔류에 투표했음에도 그는 총리가 된 후 “브렉시트는 말 그대로 브렉시트"라며 국민의 의사를 실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그가 EU 측과 합의해 온 안을 놓고 보수당 강경파와 노동당은 모두 반대했다. 수차례 표결에서 모두 부결됐다. 하원은 메이의 협상안을 포함해 모든 방안에 어깃장을 놓는 결정 불능 상태를 노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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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찬성파가 내건 현수막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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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부터 유럽의회 선거가 실시되고 있지만 보수당은 전국 단위 선거에서 가장 낮은 10% 이하의 득표를 보일 것으로 여론조사 결과 예측되고 있다. 이런 형편에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 등 브렉시트 강경파가 총리직을 노리고 있다.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떠나는 노 딜 브렉시트도 불사하겠다고 주장한 적이 있는 인물이 총리가 되면 EU와의 갈등이 재점할 전망이다.

브렉시트를 하든 안 하든 영국 국민 상당수는 국민투표로 결정한 사안을 진행하지 못하는 정치권에 신물을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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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 총리는 남편과 사퇴 일정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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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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