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8 (목)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中 희토류 3분의 2 수입 美 '관세전쟁' 충격 있을 듯…시진핑 '의미심장' 행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세계일보

시진핑 중국 주석이 지난 29일 장시성에서 시토류 시설 사찰에 이어 공산당의 ‘대장정’ 출발지인 간저우시 위두현을 찾아 기념비에 헌화하고 있다. 출처=글로벌타임스


중국이 희토류를 미국에 대한 통상보복 도구로 삼을 수 있다는 신호를 보냄에 따라 미국의 충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희토류는 전자제품과 하이브리드 자동차, 에너지 저장장치 등에 사용되는 광물로, 첨단기술 산업에 필수적인 원자재다.

21일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희토류 수입은 산업계 수요에 따라 증가하는 추세다. 아울러 3분의 2가량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희토류 12만t을 채굴하는 등 세계 생산량의 72%를 차지한다.

미국은 중국의 전체 희토류 수출 가운데 30%를 차지해온 주요 고객이기도 하다.

중국산 희토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을 비껴간 품목이기도 하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중국산 수입품 가운데 희토류에는 25%의 관세를 부과하지 않았다.

다만 미국도 희토류를 생산하고 있으며 전 세계의 9%를 차지하는 3위 생산국이다.

미국 지질조사국이 발표한 작년 국가별 희토류 생산량 현황을 보면 호주(2만t·세계 전체의 12%), 미국(1만 5000t·9%), 미얀마(5000t·3%), 인도(1800t·1.1%) 등이 멀리서 중국의 뒤를 따르고 있다.

국가별 매장량에서도 중국은 4400만t으로 전 세계의 37.9%를 차지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미국도 자체 생산력은 있으나 생산량과 매장량에서는 미미한 수준이다.

중국이 워낙 압도적 위치를 차지하는 까닭에 대체 수입국을 찾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중국산 희토류 수입이 줄어들어도 미국이 부족분을 채울 수는 있겠으나 생산량을 늘리는 데 시간이 걸리고 비용도 많이 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희토류가 있어도 채굴을 꺼린다. 다른 광물과 뒤섞여 채굴 후 별도의 추출과 가공 비용이 더 들고, 광산 환경규제도 엄격한 탓이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중국의 주요 희토류 생산업체들은 미국과 거래가 제한되더라도 매출의 90%를 국내에서 얻는 까닭에 손실이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했다.

◆시진핑 주석 희토류 공장 사찰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 가능성은 전날 신화통신 보도에서 나왔다.

통신에 따르면 시진핑 국가주석은 전날 중국의 대미 무역협상단 대표인 류허 부총리와 함께 희토류 시설을 시찰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 시 주석과 류 부총리의 행보를 중국이 미국과의 희토류 거래를 제한할 수 있다는 경고로 해석했다.

앞서 중국은 2010년 동중국해에서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두고 일본과 갈등이 심화했을 때도 일본에 희토류 수출 중단을 선언한 바 있다.

아울러 시 주석이 전날 시토류 시설 사찰에 이어 공산당의 ‘대장정’ 출발지인 장시성 간저우시 위두현을 찾아 기념비에 헌화, 미국에 맞서 전의를 다지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앞서 중국 공산군(홍군)은 1934∼35년까지 1만5000㎞에 달하는 역사적인 대행군인 대장정을 통해 혁명 근거지를 중국 동남부에서 서북부로 옮겨 기반을 잡았다.

베이징 소식통은 “시 주석이 갑자기 장시성으로 내려가 희토류 산업을 점검하고 대장정 출발지에서 헌화했다는 것은 미국을 겨냥한 중국의 의지를 보여주는 성격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