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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사설] 어느새 환율 1200원 눈앞, 경제 체력 자만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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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단기간에 상승해 달러당 1200원을 목전에 뒀다. 2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어제는 경제부총리가 "금융시장에 지나친 쏠림이 있는 경우 적절한 조치를 통해 시장 안정을 유지해 나가겠다"고 사실상 구두 개입해 전 거래일보다 1.5원 내린 달러당 1194.20원에 마감했다. 하지만 미·중 갈등이 지속되고 수출과 기업 실적이 저조한 이상 환율이 빨리 안정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달 새 원화 가치는 2.9%가량 하락했다. 주요 신흥국 10개 통화 가운데 우리보다 통화 가치가 더 떨어진 곳은 터키와 아르헨티나 정도뿐이다. 원화 가치 하락으로 환차손이 날까 우려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8거래일 연속 한국 주식을 1조7258억원어치 순매도하는 바람에 코스피 지수는 7% 가까이 떨어졌다.

환율은 여러 요인으로 변동하는 것으로 과민 반응을 보일 것까지는 없다. 문제는 환율 자체가 아니라 환율로 반영되는 그 나라의 경제 체력이다. 우리는 미·중 무역 전쟁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 또 생산·투자·수출·고용 등 주요 경제지표에 다 빨간불이 들어와 있다. 1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수출이 6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보이면서 우리나라 상장 기업들의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7% 가까이 급감한 것이 주가와 환율에 반영되고 있다. 우리가 과거 글로벌 금융 위기 때 환율이 치솟다가 곧 안정을 찾은 것은 경제 체력과 재정 건전성의 덕이 컸다. 한국과 같은 중규모 개방 경제의 사령탑은 늘 긴장감을 갖고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을 살피며 거시 경제와 재정을 안정적으로 운용해야 한다. 지금 그렇게 하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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