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 대표단 재구성 필요성도 적시
세월호 참사 48일째인 지난 2014년 6월2일 실종자 가족들과의 면담을 위해 전남 진도군 팽목항을 찾은 '세월호 침몰사고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 앞에서 세월호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여성이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진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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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가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초기에 반(反)정부 시위를 막기 위해 ‘계엄령 선포’를 조기 검토해야 한다는 문건을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천정배 민주평화당 의원은 기무사 정보융합실이 지난 2014년 5월1일에 작성한 ‘유가족 관리 및 후속조치’란 제목의 자료에서 이 같은 내용이 발견됐다고 20일 밝혔다.
기무사가 세월호 참사 발생 보름 만에 ‘유사시 대응 방안’으로 계엄령이나 국가비상사태 선포를 제시한 것이다. 기무사는 구체적으로 합동수사본부 설치를 준비하고, 군 안정화를 유도해야 한다고 적었다. 정보기관 및 수사기관을 통제하고, 군심을 결집시켜 북한의 도발 및 국가중요시설 대상 테러 대비 태세를 확립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또 2008년 광우병 사태를 교훈 삼아 반정부 시위를 초기에 진화하기 위해 보수단체와 종합편성채널, 보수 오피니언 리더를 활용해 ‘여론전’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범보수세력을 총결집시켜 집회 장소를 선점하고, 보수성향 언론을 활용해 반정부 시위 명분을 약화시켜야 한다고 적었다. 종편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시위 주도세력 및 국론분열 조장 실태를 집중 보도해야 한다고 제시하기도 했다.
‘유가족 대표단 재구성’ 필요성도 적시했다. 기무사는 ‘관리 방안’으로 반정부 성향의 젊은 층으로 구성된 유가족 대표단을 연륜ㆍ학식을 갖춘 인원으로 재구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기무사는 해외 쿠데타 발생 상황을 열거하며 “튀니지 혁명을 기점으로 국민적 정권 퇴진 시위가 가열됐다. 우리나라도 순식간에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악화할 수 있다”고 적었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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