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광주에 미안하다” 울먹…참석자 박수 위로
여·야 정치권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황 대표도 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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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박선강·윤자민 기자]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18일 오전 10시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거행됐다.
‘오월 광주,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주제로 열린 기념식에는 문재인 대통령, 김정숙 여사, 여야 정치권, 5·18 유공자, 유족, 일반 시민 등 각계각층 5000여 명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7년 5월 18일 이후 2년만으로 ‘매년 오고싶지만 안된다면 격 년에 한 번이라도 오겠다’는 말을 지켰다. 지난해에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참석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자유한국당 황교안, 바른미래당 손학규, 민주평화당 정동영, 정의당 이정미 대표 등 여야 5당 대표도 참석했다.
민주당 이인영·한국당 나경원·바른미래당 오신환·평화당 유성엽·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도 함께 했다.
기념식은 오프닝공연, 국민의례, 경과보고, 기념공연, 기념사, 기념공연,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순으로 60분간 진행됐다.
오프닝공연은 5·18유공자와 유가족의 사연을 통해 정의를 지킨 의로운 5월 광주를 알리고 역사성과 현장감을 전하기 위해 동시에 전국으로 생중계했다.
5·18의 역사적 현장인 옛 전남도청에서 80년 5월 당시 고인이 된 고등학생의 일기를 바탕으로 밴드 블랙홀의 주상균씨가 작곡한 '마지막 일기'를 블랙홀 밴드와 대학연합 합창단, 현악7중주가 공연했다.
이어 전남대학교·조선대학교 학생대표 4명과 5·18희생자 유족 4명이 선도해 애국가를 제창했다.
기념공연에는 5·18 당시 도청 앞에서 가두방송을 했던 박영순씨의 스토리텔링과 고등학교 1학년 신분으로 5월 27일 새벽 최후의 항전에서 총상을 입고 사망한 안종필씨의 어머니 이정님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1980년 5월을 기억하고 시대의 아픔을 함께 치유하는 내용을 담았다.
문 대통령은 5·18 당시의 상황을 전한 박영순씨의 어깨를 다독이며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내년 40주년에 참석하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올해 참석하고 싶었다”며 “광주시민들께 너무나 미안하고…”라며 10초간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면서 울먹이는 목소리로 “아직도 5·18을 부정하고 모욕하는 망언이 나오는 현실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럽다”며 “헌법 전문에 5·18을 담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 점이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학살의 책임자, 암매장과 성폭력 문제, 헬기 사격 등 진실을 밝혀내는 것이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5·18 진상조사규명위원회의 빠른 출범을 국회와 정치권에 촉구할 때는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이와 함께 ‘광주형 일자리’를 언급하며 “민주주의를 지켜낸 광주가 이제는 경제민주주의와 상생을 이끄는 도시가 됐다”고 격려했다.
기념식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참석자 모두가 함께 제창으로 마무리 됐다.
3년 전 참석 때에는 입도 열지 않았던 황교안 대표도 이날 팔을 흔들면서 노래를 따라 불렀다.
기념식이 끝나고 문 대통령은 김정숙 여사와 함께 1980년 5월 20일 친구와 절에 간다면 집을 나섰다가 숨진 고 김완봉(당시 14세), 21일 전남도청 인근에서 총에 맞고 숨진 고 조사천(당시 34세), 27일 마지막까지 도청을 지키다 계엄군 총탄에 숨진 고 안종필씨(당시 16세) 등의 묘지를 참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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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황교안 대표는 기념식 시작 30분 전 ‘민주의 문’에 도착해서부터 참석을 반대하는 시민들과 심한 마찰이 있었다.
몸싸움을 벌이며 시민들은 “황교안은 물러가라”, “여기 올 자격이 없다”는 등 격렬하게 항의했다. 일부 시민들은 바닥에 드러눕기도 하면서 입장을 저지하기도 했다.
경찰과 경호원들이 길을 만들며 가는 바람에 민주의 문에서부터 민주묘지까지 3분이 채 걸리지 않는 거리를 20여 분이 걸려서야 도착했다.
호남취재본부 박선강 기자 skpark82@naver.com
호남취재본부 윤자민 기자 yjm307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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