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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현대重 노조 “법인 분할 반대” 첫 부분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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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인수 방식에 불만 / 당초 파업계획서 시간·기간 늘려 / 22일 전면 파업·상경 투쟁 결의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을 위한 물적분할(법인분할)을 앞두고 노조가 파업 수위를 높이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16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4시간 부분파업을 벌였다. 대우조선해양 인수 및 법인분할과 관련해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하는 첫 파업이다.

이는 전날 노조 의결기구인 쟁의대책위원회에서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세계일보

16일 오후 울산 현대중공업 본사에서 열린 전국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의 '임·단투 출정식 및 법인분할 저지 결의대회'에서 박근태 지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


노조는 오는 21일까지 하루 4시간씩 부분파업을 이어간다. 22일에는 전면파업하고 상경 투쟁을 벌인다. 당초 노조는 이날 2시간 부분파업과 22일 상경 투쟁만 계획했지만, 쟁의대책위원회에서 파업 시간과 기간을 늘리기로 했다.

노조는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회사의 물적 분할로 노동자들의 고용 안정성이 떨어지고, 착취구조가 더욱 강고해질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노조 한 관계자는 “사측으로부터 세부 분할계획서를 받아보니 단체협약 승계 관련 내용이 없고 자산·부채 불균형 분할까지 피해가 현실화해 투쟁 수위를 높인다“고 말했다. 기존 노사 간 단체협약을 신설 현대중공업으로 승계를 하는지, 또 그 내용 등이 명확하지 않아 노조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회사 의도가 있다는 것이 노조 측 주장이다.

세계일보

16일 오후 울산 현대중공업 본사에서 열린 전국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의 '임·단투 출정식 및 법인분할 저지 결의대회'에서 노조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


현대중공업그룹은 오는 31일 임시주총을 열어 회사를 물적분할할 예정이다. 대우조선해양을 현대중공업그룹에 편입하기 위해 중간지주회사를 설립하기 위한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중간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가칭)과 신설 사업회사인 현대중공업으로 분할된다.

노조는 “중간지주회사가 회사의 모든 이익을 가져가고 현대중공업은 단순 생산기지로 전락하는 구조”라며 “현재 누적된 7조500억원의 부채가 현대중공업으로 전이돼 근로자들의 처우 개선이 어렵다. 노동자들의 착취구조가 더욱 강고해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경영이 어려워지면 신설 현대중공업 노동자가 언제든지 구조조정 위기 등에 노출된다고 노조는 보고 있다.

세계일보

16일 오후 울산 현대중공업 본사에서 열린 전국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의 '임·단투 출정식 및 법인분할 저지 결의대회'에서 박근태 지부장 등 노조 간부들이 입장하고 있다. 연합


이번 파업은 불법 논란이 있다. 합법적인 파업을 하려면 노동위원회의 조정과 조합원 찬반투표 등을 거쳐야 하는데 노동위원회의 조정을 거치지 않은 때문이다.

노조는 “회사가 제기한 쟁의행위 가처분 신청을 최근 법원이 기각해 합법 파업으로 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한국조선해양이 신설 현대중공업 지분 100%를 가진 주주로서 부채에 대해 연대 변제 책임이 있어 부채 규모 축소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이라며 “고용불안 문제 역시 기우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울산=이보람 기자 bor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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