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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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장을 통해 사실상 애플 제품 생산을 독점하며 급성장한 대만의 훙하이과기그룹(鴻海科技集團·폭스콘)이 위기를 맞았다.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하면서 애플 아이폰 판매가 줄어드는 동시에 미·중 무역전쟁으로 높은 관세까지 물게 생겼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 총수인 궈타이밍 회장은 내년 대만 총통 선거에 도전장을 던지고 회장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폭스콘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198억2000만대만달러(약 7585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7% 감소했다. 시장 전망치 250억대만달러도 크게 밑돌았다. 매출은 2.5% 늘었지만, 영업이익률이 1.5%로 작년 4분기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FT는 "세계 전자 제품 공급 사슬을 장악했던 대만 회사들이 수요 감소로 고통받고 있다"고 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중국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에 전 세계로 수출하던 대만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세계 1위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 TSMC도 1분기 이익이 32% 급감했다.
실제로 폭스콘은 매출 대부분을 아이폰, 아이패드 등 애플 제품 생산에 의존한다. 아이폰이 출시되기 이전인 2006년 907억대만달러(3조4674억원)였던 매출이 지난해에는 5조3000억대만달러(202조원)로 불었다. 이 가운데 55% 이상이 애플과 관련된 것이었다.
폭스콘은 궈타이밍 회장이 1974년 직원 10명과 함께 10만대만달러를 자본금으로 설립했다. 당시 회사 이름은 훙하이플라스틱으로 작은 중소기업에 불과했다. 이후 1981년 개인용 컴퓨터(PC) 커넥터 시장에 진출하면서 이듬해 사명을 훙하이정밀공업으로 변경했다. 훙하이정밀은 현재도 그룹 내 주력 계열사로 대만 증시에 상장돼 있다.
이밖에 훙준정밀공업(폭스콘테크), 통신장비를 생산하는 중국 본토 자회사 폭스콘 인터스트리얼 인터넷(FIL), 2000년 조세회피처인 케이만군도에 설립된 폭스콘 인터내셔널 홀딩스(FIH) 모바일, 디스플레이 업체 이노룩스, 일본 전자회사 샤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액세서리를 생산하는 벨킨 등을 거느린 대만 대표 기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과도한 애플 의존은 '독'이 됐다. 애플 아이폰 판매가 줄면서 폭스콘도 위태로워지기 시작했다. 아이폰의 올해 1분기 중국 판매량은 작년 동기 대비 48% 급감했다. 시장 점유율도 6%포인트 떨어진 7%에 불과했다. 계속 오르는 인건비와 중국 정부의 보조금 감소도 폭스콘을 부담을 늘리고 있다.
폭스콘은 인도 공장의 생산 능력을 늘리고 베트남에 새로운 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지만 13곳에 이르는 중국 공장을 버리기 힘든 상황이다. 폭스콘은 최근 미국 위스콘신주에 100억달러를 들여 건설하려던 디스플레이 공장 설립 계획도 재검토하기 시작했다. LCD 패널 가격 하락과 공급 과잉 우려로 투자 규모는 애초 계획보다 많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폭스콘은 지난 10일 경영 혁신을 위해 이사회 구성원을 새롭게 7명 영입하겠다고 밝혔다. 궈 회장은 내년 대선을 위해 조만간 회장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지만, 이사회 구성원 자격은 유지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 궈 회장은 국민당 경선에서 한궈위 가오슝 시장에 밀리고 있다.
유희석 기자 hees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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