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논리로 본 주택시장’ 진단
경기둔화 탓 주택수요 미약해져
구입부담지수도 올라 ‘거래절벽’
추경은 경기부양…집값반등 가능
서울 수요분산 광역교통망이 해답
[헤럴드경제=문호진 선임기자] “올해 주택시장의 향방을 내다보려면 주택공급, 경기, 금리, 주택가격 고평가 여부 등 외부 변수를 두루 살펴야 합니다. 이 가운데 저는 경기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지금 주택수요가 미약해진 것도 경기여건의 영향이 크지요. 하지만 ‘6조원+α’ 추경이 국회를 통과하면 시장에 경기부양에 대한 강력한 의지가 전달되면서 주택시장의 심리도 살아나리라 봅니다.”
여의도 금융가에서 투자전략가로 명성을 얻은 홍춘욱 이코노미스트(숭실대 금융경제학과 겸임교수). 그는 거시경제 전문가 답게 올해 국내 경기의 흐름이 집값을 결정짓는 가장 큰 요인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국금융연구원, 국민은행, 국민연금 등 한국의 대표적 금융기관을 거치며 27년째 이코노미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홍 이코노미스트는 국내외 부동산 시장에도 정통해 강연장서 인기가 높다. 그는 오는 22일 오후 2시부터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리는 ‘헤럴드부동산포럼 2019-주택시장 정상화를 위한 정책 과제’에서 ‘금융 논리로 본 주택시장’ 발표자로 나서며 포럼의 서막을 연다.
홍 이코노미스트는 “경기가 주택 수요를 결정하는데 지금은 경기 둔화로 수요가 미약한 단계라 집값이 하향 국면에 있다”고 했다. 그는 “반도체 등 우리 경제를 이끌어온 수출이 급감하고 설비투자가 10% 이상 급락하면서 1분기 성장률이 급기야 마이너스 0.3%로 내려 앉았다” 며 “경기가 나빠지면 소득이 감소해 주택구입 여력이 낮아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홍 이코노미스트는 “작년 9월부터 경기동행지수가 100이하로 떨어졌는데, 이때부터 주택가격도 하향세로 돌아섰다”고 덧붙였다.
그는 경기 침체 탓에 구매력은 떨어진 반면 아파트 가격 등 주택구입부담지수는 오른 상황이라 당분간 수요 회복이 쉽지 않다고 봤다. 실제로 2년 전 6억대였던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이 지금은 8억대로 올라있다. 그러다 보니 이따금 급매물에 저가 매수가 붙을 뿐 ‘거래절벽’ 현상이 극심하다.
집값의 향방을 점치려면 주택의 수요와 함께 공급 쪽도 봐야 한다. 경기 침체에 분양가상한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임대주택 비율 상향, 대출 규제 등이 맞물리면서 향후 1~2년은 주택 공급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1~3월 주택 착공실적은 1년전 같은 기간에 비해 24.3%나 줄었다. 홍 이코노미스트는 “경기는 사이클을 타는 데 회복기가 되면 공급부족에 따른 가격 반등으로 주택시장이 재차 출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홍 이코노미스트는 “ 지금 답보상태인 ‘6조원+α’ 추경이 관건”이라고 했다. 그는 “추경이 국회를 통과하게 되면 경기부양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시장에 전달되면서 주택시장의 심리가 상승 반전할 수 있다”고 봤다. 여기에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자동차·조선 등 주력산업의 업황이 좋아지면 집값이 다시 오름세로 돌아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 불거진 ‘3기 신도시로 서울 집값을 잡을 수 있는가’ 논란에 대해 홍 이코노미스트는 신분당선이나 GTX같은 광역급행 교통망을 갖춘다면 충분히 서울 수요를 분산할 수 있다는 견해를 내놨다. 판교~강남을 14분내에 연결하는 신분당선이 기업과 일자리, 사람을 불러모았듯, 급행 철도로 ‘서울 출퇴근 30분’을 실현한다면 제2, 제3의 성공모델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는 “예를들어 신안산선이 개통되면 안산·시흥 지역이 여의도권역으로 편입돼 지금보다 이 일대 지역총생산이 배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하철 2호선과 KTX 경부선 정도 외 민간이 참여해 수익을 내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 ‘철도는 곧 복지다’는 생각으로 정부가 팔을 걷어 붙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mh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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