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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동아시아 영토·영해 분쟁

술 취한 日의원 "전쟁으로 쿠릴 섬 되찾자" 발언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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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아니면 되찾아올 방법 없어" 주장

과거 술 취해 상대방 팔 물어뜯은 경력도

"술 마시면 정계 은퇴"약속하고 또 사고

위안부 망언 하시모토의 일본유신회 소속

도쿄대 경제학부 경제산업성 관료 출신

처음엔 "엄중 주의"로 막으려다 결국 '제명'

스가 "정부 입장과 달라,정말 유감"불쾌감

일본의 보수정당 소속 국회의원이 러시아와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는 쿠릴열도(일본에선 북방영토)와 관련해 “전쟁을 하지 않으면 되찾아올 방법이 없다”는 발언을 해 논란을 낳고 있다.

소속 정당은 해당 의원을 제명할 방침이다.

중앙일보

마루야마 호다카 일본 중의원 의원.[사진=마루야마 의원 트위터 캡쳐]




14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무비자 교류 방문단의 일원으로 현재 러시아가 영유권을 확보하고 있는 쿠릴열도의 구나시리(國後)섬을 방문했던 보수정당 ‘일본유신회’소속 마루야마 호다카(丸山穂高·35)중의원 의원은 11일 오후 6시쯤 전 구나시리섬 주민으로 방문단 단장을 맡고 있는 동행인에게 “전쟁을 통해 러시아로부터 (북방영토를) 되찾아오는 데 찬성이냐 반대하냐”고 물었다.

이에 상대가 “전쟁이라는 단어를 쓰고 싶지 않다”고 하자 마루야마는 “(전쟁이 아니면)되찾아 올수가 없지 않느냐”고 반론을 폈다고 한다.

그는 이어 “전쟁을 하지 않으면 어떻게 다른 방법이 없지 않느냐”고 재차 몰아부쳤다는 것이다.

마루야마 의원은 술에 취한 상태였다. 옆에 있던 동행자들이 그를 뜯어말렸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큰 목소리로 소란을 피웠다고 한다.

처음엔 "사적인 대화"라며 버텼던 그는 논란이 커지자 13일 밤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전쟁’발언에 대해 "정치가의 입장에서 부적절한 발언이었다. 전 주민들에 대한 배려도 부족했다"고 머리를 숙였다.

그리고 “마음으로부터 사죄하고, 발언을 철회한다”고 했다.

이자리에서 그는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주량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 너무 술에 취했다”는 핑계를 댔다.

마루야마 의원은 도쿄대 경제학부를 졸업한 뒤 경제산업성에서 근무한 관료 출신 3선의원이다. 마이니치 신문에 따르면 그는 과거에도 음주로 문제를 일으켰던 경력이 있다.

2015년말 도쿄도내의 술집에서 술을 마신 뒤 시비가 붙은 남성의 팔을 물어뜯었다는 것이다.

당시 당으로부터 '엄중 주의'조치를 받은 뒤 그는 “공직에 있는 동안은 술을 마시지 않겠다. 술을 다시 마신다면 의원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한다.

마이니치는 "이번에 또 사고를 반복했으니 의원으로서의 자질이 또다시 도마에 오를 것 같다"고 했다.

일본 정부도 크게 당황하고 있다. 한때 진척이 있는 것 처럼 보였던 러시아와의 영토 반환 협상이 다시 정체된 상황에서 악재가 또 발생했기 때문이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14일 정례 브리핑에서 "일본 정부의 입장과는 전혀 다른 발언으로, 정말 유감"이라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일본유신회 대표인 마쓰이 이치로(松井一郞) 오사카 시장은 마루야마 의원의 '전쟁'발언에 “엄중하게 주의를 줬다”고 말했다. 그러나 파문이 더 확대되자 마루야마 의원을 제명할 입장을 기자들에게 밝혔다고 지지통신이 전했다.

마루야마 의원이 속해있는 일본유신회는 과거 “위안부는 필요했다"등의 망언을 했던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전 오사카 시장이 이끌었던 당이다. 그는 현재 정계를 떠났지만, 배후에서 당을 계속 지휘하고 있다는 게 일본 언론들의 관측이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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