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선까지 2년여 남겨, 변수 많아 주목
이낙연 국무총리(왼쪽)가 지난달 19일 국립4·19민주묘지에서 열린 제59주년 4·19혁명 기념식에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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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임기의 중반을 향하는 집권 2주년 시기. 이 때마다 수많은 차기 대권주자들이 거론돼왔다.
집권 2주년, 즉 집권 3년차에 잠룡으로 거론된 대권주자들의 다수가 실제 대선 레이스에 참여했고 대권을 거머쥐었다.
당시 직함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2010년 2월께 이명박(MB) 정부 2주년 즈음에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 손학규 전 통합민주당 대표, 정동영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김문수 경기도지사 등이 잠룡군에 이름을 올렸다.
2015년 2월께 박근혜 정부 2주년 시기에는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안철수 새정치연합 의원, 정몽준 전 대표, 김문수 새누리당 보수혁신특위 위원장 등이 차기 대권주자 여론조사 명단에 거론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조기 대선이 시행된 탓에 2주년 시기가 빨라진 2019년 4월말, 문재인 정부 2주년을 앞둔 여론조사에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이낙연 국무총리,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이재명 경기도지사, 김경수 경남도지사, 박원순 서울시장,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 등이 언급됐다.
2015년 3월17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대표 회동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오른쪽)가 발언하자 박근혜 대통령이 메모하고 있다. |
■MB-朴정부와 다른 文정부 2주년.
특징을 살펴보면,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 2주년 시기에 각각 당시 '박근혜 전 대표'와 '문재인 대표'가 다른 후보들에 비해 차기 대선후보 선호도에서 비교적 큰 우위를 점했다.
그리고 결국 이들은 모두 차기 대선에서 대통령에 당선된다.
그러나 이번 문재인 정부 2주년 시기에는 2강 구도가 형성되면서 사뭇 다른 양상이다.
이낙연 총리와 황교안 대표가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리얼미터가 지난달 22~26일에 실시한 여야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황교안 대표는 22.2%를 기록, 4개월 연속 선두를 유지하면서 일단 앞서고 있다. 이낙연 총리는 19.1%로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유시민 이사장은 11.2%로 3위를 기록했고, 이재명 지사(7.2%), 김경수 지사(5.9%), 박원순 시장(5.2%), 김부겸 의원(4.4%), 홍준표 전 대표(4.1%) 순이었다.
이외에도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3.6%, 유승민 바른미래당 전 대표가 3.3%, 안철수 전 대표와 오세훈 전 시장은 각각 3.1%를 기록했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달 22~26일 전국 성인 2518명을 상대로 진행한 해당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오차범위는 ±2.0%포인트다. 자세한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 혹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된다.
리얼미터 조사 외에도 각종 언론사들이 실시한 최근 잠룡군 여론조사에서 황 대표와 이 총리는 각축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2015년 연말, 새누리당 김무성(왼쪽) 대표와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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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까지 남은 2년, 변수는 많다.
이명박 정부 2주년 당시에는 여당에선 세종시 수정안 추진 등을 놓고 친이계와 친박계간 갈등이 극에 달했고 친박계는 박근혜 전 대표를 중심으로 똘똘 뭉쳤다. 청와대와 친이계 진영에선 박근혜 전 대표에 맞설 차기 주자를 만들려 했으나 박근혜 독주체제를 깨기가 쉽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정몽준 대표와 당시 정운찬 국무총리가 친이계 잠룡으로 주목받는 듯 했으나 결국 친박계의 벽은 넘지 못했다.
야권 진영에선 유시민 전 장관과 손학규 전 대표, 정동영 의원이 이목을 끌었을 뿐 박근혜 전 대표 우위 구도를 깨진 못했다. 결국 야인이던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정치권으로 차출돼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와 맞대결을 펼치게 된다.
박근혜 정부 2주년에는 야권에서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가 전당대회에서 선출돼 높은 지지율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1위를 기록했다.
박원순 시장과 지지율 경합을 벌였던 문재인 대표는 이완구 국무총리 인준 과정을 비롯해 당대표 취임 초 안정적인 리더십 평가로 지지율에서 선두로 치고 나갔다.
박근혜 정부가 2주년을 맞이하던 당시 여권에선 김무성 대표가 잠룡으로 분류돼있었다. 여권 주자 중에서나마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이던 김무성 대표는 두달 뒤 열리는 재보궐 선거에서 완승을 거두며 다시 유력 잠룡으로 업데이트 됐다.
동시에 재보선에서 참패한 문재인 대표의 위상은 흔들리면서 위기를 맞이한다. 하지만 김무성 대표를 중심으로 비박계에 힘이 몰리는 것을 경계한 청와대·친박계가 권력다툼을 벌이면서 자중지란 속에 여당은 20대 총선에서 참패를 맛보게 된다.
유례없는 대통령 탄핵으로 조기 대선이 실시돼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 2년이 지난 현재,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지방선거 압승으로 힘을 받는 듯 했으나 남북관계가 교착상태에 빠지고 경기 침체로 지지율이 다소 빠진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박근혜 정부에서 국무총리와 대통령 권한대행을 지낸 '정치신인' 황교안 대표가 제1야당 대표로 선출돼 보수진영에선 압도적 지지를 보내고 있다.
이에 맞서 범진보 진영에선 문재인 정부 시작을 함께한 이낙연 총리에 높은 지지를 보내고 있어 총리 출신간 대결 구도 양상이 연출됐다.
지난 두 정권의 중반시기 형성됐던 1강 체제와 달리 이번 정권에선 2강 체제가 형성된 만큼 여러 변수 속에 차기 대권 구도는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김대정 정부 시절, 노무현 대통령도 대선후보 경선 직전까지 지지율이 높지 않았었다"며 "지금의 지지율은 참고 사항일 뿐이다. 정계개편을 비롯해 앞으로 일어날 정치적 사건을 거치면서 잠룡군에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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