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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0 (금)

이슈 한반도 덮친 미세먼지

봄철 꽃가루, 미세먼지만큼 위험해요…비염·결막염 유발, 천식엔 치명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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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꽃가루가 날리면 콧물이 줄줄 나고, 눈도 못 뜨고 다닐 정도예요. "

최근 알레르기성 비염 등 꽃가루로 인한 질병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실제 꽃가루가 많이 날리는 4~5월은 호흡기 또는 안구 관련 환자가 많아진다는 게 의료계 설명이다. 서울시 구로구 한 이비인후과는 "오늘 내원 환자의 90%는 호흡기 질환 환자로, 꽃가루가 많은 봄철에는 평소보다 환자수가 30%는 증가한다"고 했다. 경기도 김포 한 안과도 "봄에는 유난히 결막염 환자가 많다"고 했다.

조선일보

꽃가루가 날리기 좋은 낮 기온 20도를 넘어가면서 최근 꽃가루 알레르기 질환을 겪는 환자가 늘고 있다. / 헬스조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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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가루는 번식을 위한 수꽃술의 가루모양 물질로, 화분(花紛)이라고 부른다. 머리카락 굵기와 비슷한 30~50마이크로미터(㎛·1m를 100만분의 1로 나눈 길이)의 크기를 갖고 있다. 뭉쳐서 하늘에 떠다닐 경우 눈꽃송이처럼 보인다.

꽃가루도 미세먼지처럼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알레르기 반응에 의한 비염과 결막염을 유발하고, 천식에도 치명적이다. 폐에 꽃가루가 들어갈 경우 폐렴까지 이어지는 일도 있다.

국내에서 꽃가루 알레르기를 많이 일으킨다고 알려진 나무는 참나무, 오리나무, 너도밤나무 등이다. 이 가운데 참나무는 국내 나무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고, 낮기온이 오르는 4월~5월 꽃가루를 다량 내보내 공기 중 농도를 높인다. 국내 호흡기 알레르기 환자 중 참나무에 의한 알레르기는 14.4% 정도로 알려져 있다.

기상청은 꽃가루가 심한 시기(4~5월, 10~11월) 매일 두 번(오전 6시 오후 6시) 꽃가루 농도 위험지수를 발표한다. 4월과 5월 꽃가루가 많은 참나무와 소나무에 대한 농도 위험지수를 각각 알린다.

꽃가루 농도 위험지수는 ‘매우높음-높음-보통-낮음’ 등 네 단계로 구분한다. 높음 이상은 대다수 알레르기 환자에 증상이 나타난다. 이 때는 실내에서는 창문을 닫아야 하고, 야외활동은 가급적 자제하는 것이 좋다. 불가피하게 외출을 한다면 마스크나 모자 선글라스 등으로 얼굴과 피부, 눈을 가려야 한다. 평소보다 물을 자주, 많이 섭취하고, 꽃가루가 달라붙기 좋은 니트 같은 옷은 피한다. 운전 시에는 외부 공기가 유입되지 않도록 실내 순환모드를 켜야 한다. 외출 후에는 손과 얼굴을 씻고, 취침 전 샤워로 침구에 꽃가루가 묻지 않도록 한다.

8일 오전 6시 기준 서울과 인천, 부산 등의 꽃가루 농도 위험지수(참나무)는 ‘보통’이다. 단, 나무가 우거진 경기 북부와 동부, 강원 영서, 충북, 경북 내륙 지역은 대부분 ‘높음’이다. 이 지역 사람은 외출 등에 특히 신경써야 한다.

최석재 이천 엘리야병원 응급센터장은 "꽃가루가 많이 발생하는 이 시기에 알레르기 비염이나 결막염, 천식 등을 앓는 환자는 평소보다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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