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레미 코빈 영국 노동당 대표(왼쪽).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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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영국 야당인 노동당이 타협에 나서면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타결에 청신호가 커졌다. 메이 총리는 그동안 반대해 온 'EU 관세동맹(Customs Union) 잔류'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이날 의회 의원회의에 참석해 "관세동맹이 가져다주는 이익들에 대해 야당(노동당)과 더 많이 공감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논의를 통해 이를 더 살펴보겠다. 합의에 도달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이에 대해 메이 총리가 자신의 '레드라인'이었던 EU 관세동맹 잔류를 놓고도 노동당과 타협하겠다는 의사를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그가 그동안 관세동맹 잔류를 주장하는 노동당에 극구 반대, 탈퇴를 약속해왔기 때문이다.
당초 브렉시트는 영국이 세계 각국과 자주적으로 무역 협상을 체결할 권리를 확보해야 한다는 명분 아래 추진됐다. 그러나 영국이 EU 관세 동맹에 잔류하면 지적재산권, 공공자금조달 등 일부 서비스 업종에 대해서만 별도로 무역 협상을 체결할 수 있다. 통상적인 교역품에 대해서는 EU의 관세 규정을 따라야 하기에 메이 총리 및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파들은 관세동맹 잔류를 반대해왔다.
그러나 메이 총리는 자신의 합의안이 집권당인 보수당 내 반대로 브렉시트가 무산되고 자신도 총리직에서 퇴출될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노동당은 신생정당인 브렉시트당이 노동당 내 브렉시트 찬성파 표를 흡수하고 있어 그 지위가 흔들리는 상황이다. 최근 타임지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브렉시트당이 보수당과 노동당을 제치고 지지율 선두를 차지하기도 했다.
결국 메이 총리와 제레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지난달 초 협상을 개시했다. 지난 3주 간 별다른 진전이 없었지만 이번에 메이 총리가 한 수 접고 들어가면서 협상 타결에 청신호가 켜졌다. 대신 코빈 대표는 브렉시트 2차 국민투표를 실시하자는 노동당 내 의견을 묵살하는 것을 합의 조건으로 내걸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보수당의 반발을 예상한 메이 총리가 '관세동맹 잔류' 대신 다른 단어를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메이 총리는 이날 "(관세동맹은) 그동안 기존에 사용되던 단어들로 인해 (잘못) '프레임' 됐다"면서 "우리가 관세동맹을 통해서 무엇을 이루고자 하는지 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노동당도 '관세동맹' 표현을 고집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배리 가디너 노동당 대변인은 "메이 총리가 코빈과 협상에서 타협하려하고 있다"면서 "영국 정치인들이 취해야 할 합리적인 태도"라고 밝혔다.
메이 총리와 코빈 대표는 오는 2일 열리는 지방 선거의 결과를 보고 이르면 다음 주 초 협상 결과를 발표할 전망이다. 로라 쿤스버그 BBC 편집장은 "양측의 협상이 전보다 낙관적인 분위기지만 선거를 앞두고 (협상 내용을) 공개하는 것은 멍청한 일"이라면서 "결과 발표는 다음 주 초를 기대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한결 기자 han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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