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당 합의한 날 글 올리기 시작
처벌조항 나열에 야당 “겁박하나”
조국.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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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트랙 지정을 둘러싼 국회의 대치 과정에서 청와대는 공식 입장을 자제해 왔다. 대신 조 수석이 사실상 대변인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그는 여야 4당이 패스트트랙에 합의한 22일 “민정수석으로서 나는 이 합의안에 찬동한다”는 글을 시작으로 이날까지 게시물 19건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26일엔 국회법과 공직선거법, 형법 등 관련 처벌 조항을 나열하며 여야 간 ‘맞고발전’의 법적 근거를 제공했다. 27일엔 농성 중인 한국당을 비판하는 내용으로 해석되는 록 음악 4건을 올렸다. 논란도 있었다. 22일 “합의문에 찬동한다”는 글은 여야 4당 합의문 발표 전에 게시돼 야합 논란을 불렀고, 처벌 조항을 나열한 글에 대해선 “청와대가 야당을 겁박한다”는 야당의 비판을 야기했다.
조 수석은 그럼에도 이날 패스트트랙이 지정되자 “새로운 시작”이라는 글을 또 올렸다. 그는 “2020년에는 민심을 더 온전히 반영하는 국회가 만들어지고, 고위공직자 범죄에 대한 수사와 기소가 더 엄정하게 진행되고 1954년형 주종적 검경 관계가 현대적으로 재구성돼 운영되길 고대한다”며 공수처법과 선거법 개정안을 언급했다.
조 수석은 또 “2016년 민주당과 정의당의 테러방지법 반대 필리버스터처럼 한국당의 필리버스터가 예상된다. 폭력이 수반되지 않는 한 당연히 보장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 수석은 2010년 펴낸 저서 『진보집권 플랜』에서 검찰을 “보수적 세계관과 엘리트주의를 체현하고 수사권과 공소권을 독점한 권력체”로 규정하며 “군사독재 시대 ‘하나회’가 커진 형태”에 비유했다. 그런 뒤 “검찰은 진보·개혁적 대통령이 집권하면 인사권자의 눈치를 보면서도 저항한다”며 검찰 개혁을 진보정부의 제1 과제로 내세웠다. 당시 그가 제시했던 검찰 개혁의 방법론이 공수처(당시 명칭은 ‘고비처’) 설치와 수사권 조정이었다. 이 때문에 오랫동안 기획해온 조 수석의 구상이 이번 패스트트랙으로 현실화됐다는 말도 나온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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