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5 (월)

이슈 국회와 패스트트랙

'패스트트랙' 무더기 고소ㆍ고발…피선거권 박탈될까 노심초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최소 현역의원 60여명 수사 대상

-‘선진화법 위반’ 벌금 500만원 확정되면 피선거권 박탈

[헤럴드경제]선거제와 개혁 관련 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둘러싸고 여야가 서로 고소ㆍ고발을 쏟아내고 있다.

수사 결과에 따라 일부 현역의원은 내년 총선 출마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정치권은 잔뜩 긴장하는 모양새다.

헤럴드경제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의 선거제·개혁입법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처리 여파에 정국이 거센 후폭풍에 휘말릴 것으로 보이는 30일 오후 여의도 국회 앞 모습.[사진=연합]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30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과 서울남부지검은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자유한국당 등이 서로를 고소ㆍ고발한 사건을 배당받아 수사 중이다. 민주당과 정의당에서 고소ㆍ고발한 한국당 의원이 최소 42명에 이르고, 한국당이 고소ㆍ고발한 여야의원이 최소 17명에 이른다. 수사대상에 오른 현역의원만 60여명을 훌쩍 넘을 것으로 보인다.

패스트트랙 지정을 막기 위해 물리력을 동원했던 한국당 의원들이 피소된 법적 근거는 ‘국회선진화법’으로 불리는 국회법 165조와 166조다.

국회법 166조는 국회 회의를 방해할 목적으로 회의장이나 그 부근에서 폭행, 협박, 주거침입, 재물손괴 등의 행위를 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도록 한다. 그 과정에서 사람이 다치거나 위험한 물건을 사용해 폭행, 서류 등을 손상한 경우에는 7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가중처벌하도록 한다.

패스트트랙 지정을 저지하려는 한국당 의원들의 집단행동은 이 법이 마련된 2012년 이후 7년 만에 형사 사건으로 번진 첫 사례로 기록된다.

국회선진화법은 처벌이 무겁다. 통상 일반 형법을 어긴 경우, 공직선거법에 따라 피선거권이 박탈되려면 금고 이상의 형을 확정받아야 하는데, 국회선진화법 위반죄는 벌금 5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더구나 고소ㆍ고발된 상당수 한국당 의원들의 피의사실이 입증된다면 가중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되면 피선거권이 박탈되는 벌금 500만원 이상의 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크고, 내년 총선 전에 확정판결이 나올 때 이들 의원은 출마 자체를 할 수 없게 된다.

아울러 피해자가 고소·고발할 경우에만 처벌되는 ‘친고죄’도 아녀서 앞으로 여야가 고소ㆍ고발을 취하하기로 합의한다고 해도 수사 기관의 수사엔 큰 영향을 주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 등 패스트트랙 지정에 찬성한 여야 의원들 중 한국당에 의해 피소된 의원들은 피선거권에 관한 우려가 상대적으로 덜한 상황이다.

국회의 회의를 방해할 목적이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일반 형법상의 폭행이나 상해 혐의를 적용할 때는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돼야 피선거권이 박탈되기 때문이다.

통상 국회선진화법 적용 대상이 아닌 의원 간 몸싸움은 기소되더라도 벌금형을 초과하는 형이 선고되진 않았다는 점에서 피선거권 박탈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뒤따른다. 폭행·상해죄는 친고죄라서 고소·고발이 취하되면 처벌을 받지 않을 수도 있다.

패스트트랙 지정을 둘러싼 고소ㆍ고발 사건은 검찰이 경찰로 지휘를 내려 수사가 이뤄지더라도 결국 기소 여부를 검찰이 결론 내리게 된다.

그런데 정치권의 고소ㆍ고발을 낳은 쟁점이 됐던 패스트트랙 지정이 검찰이라는 조직의 이해관계와 무관하지 않다는 점에서 미묘한 파장을 낳는다.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패스트트랙 지정을 통해 추진하려고 했던 검ㆍ경 수사권조정 법안은 검찰이 내심 반대하고 있는 사안이다.

일각에선 이런 사안을 두고 검찰이 수사 의지를 보일지가 관건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한편으로는 수사권조정에 고삐를 죈 민주당이 검찰에 고소·고발을 한 것을 두고 ‘불쾌하다’는 반응마저 검찰 일각에서는 나온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평소에는 검찰의 수사 권한을 문제 삼는 정치권이 국회에서 갈등이 생기면 사건을 들고 검찰을 찾는다”며 “국회에서 발생한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고 검찰에 사건을 맡기는 관행부터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