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별건수사 논란…수사과정서 ‘별도증거’ 포착시 처리과제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을 둘러싼 의혹의 핵심 인물인 건설업자 윤중천 씨가 지난 25일 서울 동부지검 내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에 재소환 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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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김학의(62) 전 법무부 차관 뇌물수수의혹의 핵심인물인 건설업자 윤중천 씨의 구속영장 기각과 박찬주(61) 전 육군대장의 항소심을 계기로 해묵은 ‘별건수사’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김 전 차관의 뇌물 수수의혹을 재수사하는 검찰 수사단(단장 여환섭 청주지검장)은 30일 새벽까지 성범죄와 뇌물공여 혐의에 대해 집중 조사를 벌였다. 특히 수사단 관계자는 검찰 과거사위원회의 수사 권고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윤 씨의 개인비리와 관련해 “보완수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윤 씨에 대한 개인비리 수사를 ‘별건수사’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별건(別件) 수사’는 특정한 범죄 혐의를 밝혀내는 과정에서 무관한 사안을 조사하며 수집한 증거로 본래 목표로 했던 혐의를 확인하는 수사방식을 일컫는다. 입증이 어려운 ‘갑질 사건’의 경우 상관이 없는 뇌물수수죄 등을 엮어 피의자를 구속한 뒤 방문조사로 본류를 캘 수 있다.
개인비리를 잡아 본래 수사를 캐려는 방식은 법적으로 문제는 없다. 하지만 피의자의 방어권을 보장하지 않는 ‘강압수사’라는 지적을 받는다. 고위공직자의 뇌물 수수혐의 및 비리 수사하던 검찰이 별건수사를 통해 얻은 진술을 두고 법원이 신빙성 다툼을 벌이기도 한다. 서울중앙지법도 윤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하며 “수사 개시 시기나 경위, 영장청구서상 혐의 내용과 성격, 주요 혐의 소명 정도, 체포 경위나 체포 후 수사 경과, 윤 씨 변소의 진위 확인 및 방어권 보장 필요성, 수사 및 영장 심문 과정에서 태도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박찬주 전 대장의 ‘공관병 갑질의혹’ 역시 뇌물수수 사건으로 번지면서 별건수사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법조계에서는 혐의 입증이 어렵자 여론에 편승해 무리하게 진행한 수사라는 평가가 제기됐다. 박 전 대장은 뇌물 수수 혐의에 대해서는 항소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다만 부하의 인사청탁을 들어준 혐의는 유죄로 인정돼 벌금형이 선고됐다.
이외에도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갑질’ 사건에 업무방해죄 혐의를 적용한 검찰수사도, ‘드루킹 댓글조작 의혹’과 관련해 고(故) 노회찬 정의당 의원 및 청와대 비서관에 대한 뇌물수수 의혹을 수사한 허익범 특별검사팀의 수사도 여론에 편승한 무리한 별건수사라는 지적을 받았다.
다만 수사 도중 추가적인 범죄혐의를 포착하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에 별도의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부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수사과정에서 별도의 비리를 포착하게 되면 관련부서나 지검에 이첩하는 방식으로 수사를 별도로 진행할 필요가 있다”며 “윤 씨의 구속영장 청구의 경우 방어권을 제압한 상태에서 본류 내지 본질에 대한 자백을 이끌어내려고 한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충분했다”고 지적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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