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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20% 아쉬운 자궁경부암 백신 무료 접종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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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칼럼] 이대목동병원 부인종양센터 김승철 교수

중앙일보

올해는 HPV백신이 개발된 지 13년 되는 해다. 현재 78개국에서 접종되고 있다. 그 결과 2007년 세계 최초로 HPV백신 접종을 국가예방접종 프로그램에 도입한 호주는 자궁경부암을 퇴치할 수 있는 첫 번째 국가가 될 전망이다. 적극적인 예방접종과 검진사업을 통해 호주·미국 등은 자궁경부암 발생률이 줄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자궁경부암 발생률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자궁경부암 환자는 최근 4년간 11% 이상 증가했다. 또한 18~29세 여성의 절반(49.9%)이 HPV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정부도 2016년에 만 12세 여아를 대상으로 HPV백신 무료접종 사업을 시작했지만 아쉬운 점이 많다.

먼저 현재 HPV를 가장 넓게 예방하는 9가 백신이 무료접종 백신에 포함되지 않았다. 2가와 4가 백신만 무료로 접종할 수 있어 9가 백신을 접종하고 싶은 12~13세 여아를 둔 부모는 자비(2회 접종 시 약 40만원)로 접종해야 한다.

9가 백신은 4가 백신 대비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약 20%의 원인 바이러스 유형(5가지)을 추가로 포함해 자궁경부암의 90%를 예방한다. 자궁경부암뿐이 아니다. HPV로 인한 질암은 20%, 외음부암은 15%, 항문암은 10% 더 예방한다. 필자가 자궁경부암 예방사업이 20% 부족하다고 지적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2016년 9가 백신 출시 이후 호주·미국·캐나다 등 29개국은 국가예방접종 프로그램에 9가 HPV백신이 포함되도록 했다. 최근 홍콩 복지부에서도 내년 1월부터 9가 HPV백신을 9~11세 여아에게 무료로 접종한다. 게다가 ‘인유두종 리서치’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발암성 타입인 HPV 52형과 58형의 유병률이 다른 나라보다 높아서 4가 백신으로는 이들 바이러스를 예방할 수 없다. 9가 백신은 기존 4가 백신에 더해 31형, 33형, 45형 그리고 52형과 58형을 추가로 예방한다.

질병관리본부 발표에 따르면 2018년 접종 대상자 중 82.3%가 접종을 완료할 만큼 HPV백신 국가필수예방접종(NIP) 도입은 확고히 자리 잡았다. 하지만 여기에서 만족할 수 없다. 평생 한 번 접종하는 HPV백신의 특성상 12~13세의 딸들이 가장 넓은 예방 범위의 백신을 접종해 백신의 이점을 누릴 수 있도록 예방정책이 보완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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