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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근무한 직원에게 ‘나가달라’고 요구하고, 퇴직금을 달라 하자 심한 모욕감을 주는 한편 퇴직금 일부를 1000원짜리 수천장으로 지급한 횟집 사장과 직원의 사연이 전파를 탔다.
이 사장은 “직접 세어 가라”고 직원에게 통보하는 한편 상인회 등을 통해 “앞으로 퇴직금을 요구하는 직원은 뽑지 말아야 한다”고 요구한 것으로도 밝혀졌다.
그 결과 이 직원은 결국 새로 옮긴 가게에서 해고당했을 뿐만 아니라 전 사장이 낸 소문에 새 일자리를 얻지도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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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KBS 따르면 충남 보령 대천항 수산시장의 한 횟집에서 일하던 직원 손정희(65)씨는 2014년 1월부터 약 5년 동안 일하던 직장에서 지난 1월 사장인 B씨에게 권고사직을 당했다.
손 씨는 B씨에게 퇴직금을 요구했고, B씨는 “이 시장에서 그렇게 퇴직금 다 따져서 받는 사람이 누가 있느냐”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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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B씨는 손 씨 계좌에 퇴직금 요구액에 한참 못 미치는 300만원을 입금했다.
손 씨는 부족한 퇴직금을 돌려받고자 지난 2월 말쯤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냈다.
노동부는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퇴직금이 1000만원이라 판단해 선입금 분 30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700만원을 지급하라고 업주에게 권고했다.
현행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고용주는 퇴직하는 근로자에게 계속 근로기간 1년에 대해 30일분 이상의 평균 임금을 퇴직금으로 지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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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권고가 있고 몇주가 지난 3월 중순쯤 B씨는 손씨가 새로 옮겨 일하는 일터를 찾아왔다고 한다.
손 씨는 KBS에 “B씨가 와서 소리를 질렀다 ‘빨리 와서 퇴직금 세어 가’라고”라며 “그래서 가게를 가 봤더니 1000원짜리 돈을 초장 박스에다가 담아 풀어헤쳐 놓았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에 손 씨는 B씨에게 “대체 왜 이렇게까지 하느냐”며 ”계좌 이체를 해 주면 되지 않느냐”고 따졌다고 한다.
B씨는“내가 왜 수수료를 들여서 그렇게 해야 하느냐”라며 “퇴직금 달라고 뒤통수를 치느냐”고 큰소리를 치기까지 했다는 게 손 씨의 주장이다.
결국 손 씨는 심각한 모욕을 받은 그 자리에 앉아 700만원어치의 1000원짜리 지폐를 2시간30여분에 걸쳐 모두 일일이 손으로 세 본 뒤에야 잔여 퇴직금을 완전히 받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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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금 지급에 대한 분풀이는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다는 게 손 씨의 전언이다.
앙심을 품은 B씨는 손 씨와 함께 일하지 말라며 상인 연합회에 압력을 행사했다고 한다.
실제로 상인들이 모인 회의에서 B씨는 “손 씨뿐만 아니라 퇴직금을 요구하는 직원을 뽑지 말자”는 취지의 이야기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횟집뿐 아니라 횟감을 넘겨받아 손님에게 요리해주는 협력 식당의 상인까지 합세해 손 씨를 새로 고용한 가게에 해고하지 않으면 횟감은 아예 받지 않겠다는 선언을 하기까지 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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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상인회의 선언에 손씨가 새로 옮긴 횟집의 사장인 C씨는 심각한 경영난을 겪게 됐고, 손씨는 결국 일자리를 잃게 됐다.
C씨는 KBS에 해고 이유와 관련해 “상인회에서 억지로 밀어붙였다”며 “이야기했는데도 안 듣고 그냥 밀어붙였다”고 설명했다.
B씨는 다른 횟집에도 손 씨와 함께 일하지 않게끔 종용했다고 KBS 측은 전했다.
손 씨는 현재 상인회 담합으로 새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무직 상태에 놓여 있다고 방송에서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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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손 씨는 다시 노동부를 찾았으며, 노동부는 2주의 퇴직금 지급 기한 규정을 위반한 혐의로 업주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손 씨는 “나도 벌어야 먹고 사는데 일을 못 하게 하니까 화를 참을 수 없다”며 노동부를 찾은 이유를 밝혔다.
정신적 스트레스와 생활고 등을 호소한 손 씨는 “우리나라에 근로자들이 많은데, 앞으로 이런 일이 안 일어라 나는 법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방송에 출연한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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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씨는 KBS에 퇴직금을 1000원짜리로 지급한 이유에 대해 “계좌로 보내면 내 돈(수수료)이 또 빠져나가는데, 1000~3000원이고 없애가면서 내가 돈을 줄 이유가 없다”고 답했다.
또한 상인회에서 해고 압박을 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상인회 회의를 하는데 가서 ‘나는 이렇게 해서 당했으니 앞으로 이 양반(손 씨)을 쓰시려면 조심하세요’라는 한 마디밖에 안 했다”고 답변했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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