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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김정은 방러 목적 달성 못해" 美 전문가들 분석…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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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6일 오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역에서 촬영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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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 방문의 목적 달성에 실패한 것으로 보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26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방송은 미국 내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렇게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윌리엄 코트니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러시아 담당 보좌관은 "김정은 위원장은 미·러 관계가 매우 긴장돼 있기 때문에 푸틴이 제재 완화를 제공하고 자신의 비핵화 외교 접근방식을 지지해줄 것을 기대했지만 그런 목적들을 얻어내는데 분명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미국과 러시아, 중국 세 나라를 분열시킬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지난 24일 오후 자신의 첫 북·러정상회담을 위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했다. 이어 25일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을 한 뒤 26일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2년 방러 당시 찾았던 러시아 식당에서 오찬을 하는 것으로 방러 일정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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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 방문 일정을 마치고 26일 블라디보스토크를 출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7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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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의 이번 방러는 교착 상태에 빠진 비핵화 국면에서 북한이 원하는 단계적 비핵화와 제재 완화에 대한 지지를 얻기 위한 포석으로 분석됐다. 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과의 단독회담 모두발언에서 "지금 전 세계의 초점이 조선반도 문제에 집중되어 있는데 이 문제를 같이, 조선반도 정책을 평가하고 서로의 견해를 공유하고 또 앞으로 공동으로 조정 연구해나가는 데서 아주 의미 있는 대화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도 김 위원장의 방러가 "어떤 방식으로 한반도 문제를 해결할지, 무엇을 함께 할 수 있을지, 현재 일어나고 있는 과정을 지원하기 위해 러시아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등을 더 잘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마이클 오핸론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도 "북한이 대미 지렛대 확보를 위해 러시아와 정상회담에 나섰지만, 향후 미국과의 협상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 분석했다. 이어 러시아가 여러 국제 사안에서 미국과 대척하고 있지만, (푸틴 대통령이) 북핵 문제에서만큼은 미국의 노력을 훼손하지 않으려 한다고 봤다. 아울러 "김 위원장이 이번 회담을 통해 (미국과) 핵 문제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한 제재 국면을 탈피할 수 없다는 교훈을 얻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 출신인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도 "북한 입장에서 보면 제일 중요한 목적은 대북 제재 완화였지만, 이를 결정할 수 있는 나라는 중국도, 러시아도 아닌 미국"이라고 분석했다. 푸틴 대통령의 '6자회담 재개' 발언에 대해서는 북한이 원하는 제재 완화의 방향보다는 한반도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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