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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최하등급 평가 받고도 사범대는 다 살아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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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개혁 가로막는 교피아 ④ ◆

대학가에 구조조정 칼바람이 휘몰아치던 2010년,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발표한 '교원양성기관 평가'에서 전국 대학 사범대 45곳 중 8곳이 A등급을, 27곳이 B등급을 받았다. 청주대와 강남대, 관동대 등 나머지 사범대 10곳이 C등급을 받았다.

C등급은 학과 전체 입학정원의 20%를 감축해야 하지만 이듬해 진행된 재평가에서 사범대 9곳이 B등급으로 올라서며 정원 감축 대상에서 제외됐다. 청주대는 자체적으로 입학정원을 줄이겠다고 발표해 재평가 대상에서 벗어났는데 한문교육과를 폐지하는 대신 곧바로 국어교육과를 신설했다. 결국 교육부 평가로 정원을 감축한 사범대는 한 곳도 없었다.

출산율 저하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로 교사 임용 숫자가 절벽으로 내몰리고 있는 가운데 교원을 양성하는 기관인 사범대는 교육부의 대학평가 칼날을 피해가고 있다. 오히려 그 과정에서 사범대 수가 늘어나면서 교원양성기관 평가에 경쟁시장 원리가 사라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학계에서는 사범대를 중심으로 1950년대 만들어진 교사 양성 시스템에 대해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문하고 있다.

교원임용시험에 통과해도 교원 수급 현황이 원활하지 못해 미발령 사태가 지속되자 2010년 교육부는 교원양성기관에 대한 정원 감축 카드를 꺼내들며 구조 개혁에 나섰다. 하지만 사범대에 대해서는 솜방망이를 휘두르는 데 그쳤다. 2016년 평가에서 6개 대학에 정원 감축을 요구한 것이 전부다. 사범대는 그 과정에서 몸집을 불리기까지 했다. 2009년 전국 42개 대학에서 운영되던 사범대학은 24일 현재 46개로 증가했다. 서울 소재 사립대학 한 교수는 "임용시험에 합격해도 교사 발령이 늦춰지고 있는 상황에서 사범대는 대학평가에서 모두 살아남았다"며 "역시 사범대는 성역이라는 말이 교육계에서 회자됐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 정석우 기자 / 원호섭 기자 / 고민서 기자 / 김유신 기자 / 윤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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