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 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앵커]
어제(23일)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 추인을 둘러싸고 국회가 오늘도 하루종일 긴박하게 돌아갔습니다. 국회 사법개혁특위 위원인 바른미래당 오신환 의원이 패스트트랙 반대 입장을 밝히자 당 지도부는 사보임 처리를 할 뜻을 내비쳤습니다. 구 바른정당계의 집단 반발로 이어질 모양새여서 바른미래당 내분은 한층 격화될 분위기입니다. 또 밤샘 농성을 가진 한국당 의원들은 오늘 문희상 국회의장을 항의 방문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충돌도 있었습니다. 오늘 야당 발제에서는 긴박했던 국회 상황을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기자]
정말 혼돈의 하루였습니다. 오늘 국회 근래 보기 드문 광경이 곳곳에 벌어졌습니다. 어떤 소식부터 전해드려야 할지 저도 혼돈이었습니다. 일단 오늘 국회의 아침을 깨운 것은 자유한국당 의원들이었습니다. 왜냐. 어제 국회 본관 로텐더 홀에서 패스트트랙 반대 농성을 한 뒤 그 자리에서 그대로 잠을 청했거든요.
잠깐 어젯밤 상황 보고 가시죠. 잠 들기 전 다양한 모습 볼 수 있었습니다. 양말부터 벗는 의원들도 있고 또 이거 숙면에는 좋지 않은데 스마트폰을 누워서 보는 의원도 있고 이왕 잘 거 제대로 자겠다 안대를 준비해 온 의원들도 있었고요. 또 여성 의원들은 한 쪽에 다 같이 모여 있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아예 편한 옷으로 갈아입었네요. 아무튼 이렇게 어젯밤 잠이 든 한국당 의원들 오늘 아침 일찍 일어났습니다. 한 사람만 빼놓고 말이죠.
"기상 기상"
"일으켜 세워"
"빨리"
"김 의원님 조금만 주무시면 어때요"
"응~"
동료 의원들이 아무리 깨워도 일어나지 않던 그, 결국 의원들도 포기하고 떠나버리고 이렇게 국회 직원들이 청소를 하는 와중에도 꿋꿋이 잠을 청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니라 한국당 의원들 아침 기상하자마자 또 의원총회 열었습니다. 패스트트랙에 반발하는 발언 이어졌습니다.
[황교안/자유한국당 대표 : 국민의 심판이 두려우니까 '악법 날치기'까지 동원해서 의회를 짓밟고 있습니다. 이런 정권이 과연 민주정권입니까, 아니면 독재정권입니까?]
한국당이 국회 본관 로텐더 홀에서 농성을 이어가는 사이 본관 215호실에서도 논란이 벌어졌습니다. 오늘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 회의가 있었는데요. 오늘 이른 아침 국회 사법개혁특위 오신환 의원이 페이스북에 쓴 글이 논란이 된 것입니다.
[오신환/바른미래당 의원 (음성대역) : 오신환은 소신을 지키겠습니다. 참으로 길고 긴 밤을 보냈습니다. 각설하고 저는 당의 분열을 막고 저의 소신을 지키기 위해 사개특위 위원으로서 여야 4당이 합의한 공수처 설치안의 신속처리안건 지정안에 반대 표를 던지겠습니다.]
어제도 말씀드렸지만 공수처 법안 등이 패스트트랙 처리가 되려면 일단 국회 사법개혁특위에서 재적 의원 5분의 3, 그러니까 11명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합니다.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 소속 딱 11명입니다. 이 중 한 사람이라도 반대하면 패스트트랙 처리 무산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오신환 의원이 반대 입장을 밝힌 거죠. 바른미래당 지도부 오늘 회의에서 사보임, 그러니까 사개특위 위원 교체 입장을 밝혔습니다.
[손학규/바른미래당 대표 : 오신환 의원이 '나는 반대표를 던질 테니 사·보임을 해주십시오'라고 요청한 것으로 봅니다. 원내대표께서 적절하게 조치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오신환 의원은 반발했습니다. 사개특위 위원직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입니다. 사보임은 교섭단체 원내대표의 권한입니다. 이것을 허가하는 것은 국회의장입니다. 오신환 의원 반대 입장 전해지자 반색했던 한국당 의원들. 바른미래당 지도부의 사보임 검토 소식이 나오자 이번에는 국회의장실로 우르르 향했습니다. 한국당 의원들, 오신환 의원 사보임을 허가해주지 말 것과 패스트트랙 본회의 상정을 하지 말 것을 요구했습니다.
[문희상/국회의장 : 지금까지 어떤 경우에도 자유한국당이 원하는 사·보임은 내가 반대해본 적이 없어요. 그건 안 됩니다.]
[나경원/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이렇게 야합을, 야합을 하기 위한 사·보임을 하는 것을 어떻게 허가해주십니까. 바른미래당이 옳게 가는 당입니까.]
[문희상/국회의장 : 고문해서 매달려서 나를 죽이려고 그럴 때도 나는 내 소신껏 했어요. 법치주의를 위해서 내가 그렇게 한 거예요.]
이 과정에서 한국당 의원들 문희상 의장을 빙 둘러 싼 채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문희상 의장이 다른 약속을 이유로 나가려고 하자 이를 막기도 했고요. 문희상 의장 사퇴 요구까지 나왔는데요. 사퇴하면 또 빼놓을 수 없는 의원 오늘도 어김없이 등장했습니다.
[이은재/자유한국당 의원 : 만약에 그걸 그런 식으로 한다고 그러면 의장님 사퇴하세요]
[문희상/국회의장 : 의원직 사퇴부터 하세요 그러면.]
[이은재/자유한국당 의원 : 의원직 사퇴를 왜 합니까 제가 뭘 잘못했다고]
올해로 74살인 문희상 국회의장 결국 이렇게 폭발했습니다.
[문희상/국회의장 : 전 세계에 이런 국회 봤습니까. 이게 현장입니다, 지금 현재 대한민국 의회정치의 현장입니다, 이게. 가슴이 아프고 슬퍼요!]
문희상 의장은 쇼크와 탈진 증상 등으로 국회 의무실에서 진료를 받은 뒤에 병원 치료도 받은 상황입니다. 한국당의 이 같은 움직임에 민주당을 비롯한 여야 4당은 비판 입장을 내놨습니다.
[권미혁/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 : 자유한국당은 폭력을 사용하기로 한 것입니까. 우리 정치가 이렇게 심각하게 퇴행해도 되는 것입니까. 마치 국회선진화법 이전의 정치권의 폭력의 모습을 보는 기분입니다.]
[김종대/정의당 원내대변인 : 밥그릇이 위태로우니 갖은 억지를 부리는 꼴입니다. 청와대까지 가서 거짓선동할 시간에 국회 안 논의 테이블에라도 앉는 것이 먼저입니다. 밥그릇에 양심을 말아 드셨다면 밥값이라도 하기 바랍니다.]
보다 자세한 상황은 들어가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혼돈의 국회…패스트트랙 두고 극한 대립 >
고석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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