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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화)

"탄력적 택시요금제로 공유차 반대 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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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택시회사들 저항이 물론 있었습니다. 그러나 택시요금 부과 체계를 바꾸고 이를 통해 택시업체나 기사들도 이득을 볼 수 있다는 점을 설득하자 택시업체들도 반발을 확 줄였습니다."

세계 3대 차량공유업체인 그랩의 밍마 사장은 최근 중국 하이난성 보아오에서 매일경제와 만나 차량공유시장 진출 당시 이해당사자 간 갈등에 대한 해법을 이렇게 제시했다.

그는 "차량공유 서비스를 도입하면 택시회사들은 당연히 싫어하는데 무엇보다 택시회사들을 우군으로 끌어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택시기사들이 승객이 없어 한가할 때와 승객이 많아 바쁠 때로 나눠 택시비를 차별화할 수 있다면 택시기사들도 한가할 때 그랩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령 일시적으로 택시 손님이 많아 택시기사들이 요금을 더 많이 받을 수 있게 그랩 요금이 설계돼 있다면 택시기사들은 당연히 택시미터 요금 대신 그랩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란 주장이다. 반대로 손님이 적을 경우 택시기사들은 택시미터 요금보다 낮은 요금으로 그랩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면 당연히 택시를 놀리는 것보다 낮은 요금에라도 운행을 한다는 게 밍마 사장의 설명이다.

이런 택시 운영체계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기존 택시미터 요금에만 의존하는 대신 그랩 요금제를 병용하는 제도적 변화가 필요하다. 밍마 사장은 싱가포르에서 이런 제도를 도입한 결과 소비자는 물론 택시업체나 택시기사 모두 이득을 봤다고 소개했다. 이 같은 탄력적 요금 적용이 그랩 서비스 도입 당시 택시업체들과 마찰을 줄인 핵심 비결이란 설명이다.

그랩 성공의 또 하나의 비결은 소통이다. 밍마 사장은 "그랩 서비스 도입을 위해 택시회사를 일일이 만나 그랩 서비스를 도입할 경우의 혜택을 알리고 설득한다"고 강조했다. 그랩은 이런 소통 결과 싱가포르시장의 경우 1개 회사만 빼고 모든 택시회사와 제휴한 상태다.

밍마 사장은 그랩 서비스 확장 비결 중 하나로 서비스 안전도가 일반 택시보다 훨씬 높다는 점을 제시했다. 그는 "일반 택시보다 사고가 적어 안전도가 5배나 높다"며 이 또한 소비자들을 설득시키는 주요한 원인이라고 밝혔다.

그랩은 이런 전략으로 동남아시아에서 공유차량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나아가 핀테크시장에서도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다. 특히 대출, 보험, 지급결제 등 금융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음식 배달, 각종 예약, 온라인 진료까지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밍마 사장은 "그랩은 동남아 최대 기술 기업"이라며 "성장성이 아주 강한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기술이 차량공유시장은 물론 다른 사업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인공지능(AI) 기술 발달이 중요한 영향을 주고 있다며 "안전이 가장 중요한 차량공유시장에서 안면인식 기술 발달에 따라 승객들과 기사들의 범죄 노출 가능성을 줄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밍마 사장은 5G 통신기술 발달에 따라 비디오 콘텐츠시장과 인공지능 의사 출현도 앞당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밍마 사장은 "그랩은 기술 발전에 힘입어 10년 후 교통 서비스는 물론 음식 배달, 지급결제 등 모든 분야에서 일상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비자들의 필수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성장성을 인정받아 그랩은 최근 투자를 잇달아 유치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소프트뱅크로부터 14억6000만달러(약 1조6000억원)를 유치했다. 최근 투자 유치를 통해 45억달러(약 5조760억원)가 넘는 투자금을 확보했다. 소프트뱅크를 비롯해 도요타, 오펜하이머 펀드, 현대자동차그룹, 부킹홀딩스, 마이크로소프트, 핑안캐피털, 야마하모터 등도 그랩에 투자한 기업들이다.

[보아오(중국) = 김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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