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와 사주 안맞으니 바꿔라” 피의자 사주풀이한 검사 견책

해당 검사 “보복성 징계” 반발

연합뉴스

조사받던 피의자에게 사주풀이를 해준 현직 검사에게 ‘견책’ 처분이 내려졌다. 하지만 검사는 보복성 징계라며 행정소송을 내겠다 반발했다.

법무부는 최근 검사징계위원회를 열어 대구지검 서부지청 소속 진모 검사 등 현직 검사 5명에게 견책 처분을 내렸다고 24일 밝혔다. 견책은 검사징계법상 가장 낮은 수위의 징계다.

진 검사는 2017년 3월 인터넷 사주풀이 프로그램 ‘만세력’에 조사 중이던 피의자의 생년월일을 입력한 뒤 결과를 보여주며 “변호사가 사주상 도움이 되지 않으니 같이 일을 하지 말라”고 말한 사실이 알려져 징계에 회부됐다. 법무부는 진 검사가 ‘공정성을 의심받을 수 있는 언행 또는 모욕적인 발언을 해 품위를 손상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진 검사는 꼬투리 잡는 보복성 징계라며 반발했다. 제주지검에 근무하던 2017년 6월 자신이 법원에 낸 압수수색영장을 당시 차장검사가 회수하자 상관인 차장검사에 대한 감찰을 대검에 요청한 적이 있는데, 이에 따른 보복이라는 주장이다.

진 검사는 “피의자들에게 만세력상 통계로 나타나는 적성과 장점을 알려주고, 범죄 외 다른 선택의 여지가 있음을 조언해 준 일로 감사 편지를 많이 받아 대검찰청이 검찰 내부 게시판에 미담사례로 몇 차례 소개하기도 했다”며 “이미 진술서를 통해 사실이 아닌 부분을 충분히 소명했음에도 이 같은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행정소송을 낼 생각으로 법리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업무 관련자들에게 욕설을 한 검사 1명, 재산신고 때 3억~7억원대 재산을 잘못 신고한 검사 3명도 이날 함께 견책 징계를 받았다.

유환구 기자 redsun@hankookilbo.com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